1억 원 넘는 가격표 앞에서 소비자들은 외면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장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사례
BMW 550e xDrive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BMW의 고성능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세단 550e xDrive가 한국 시장에서 사라진다. 뛰어난 성능과 연비를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은 배경에는 세 가지 핵심 이유가 있다. 높은 가격, 극심한 판매 부진, 그리고 급변하는 시장 환경이 그것이다.
출시 2년도 채 되지 않은 모델의 갑작스러운 퇴장은 여러 시사점을 남긴다. BMW코리아는 550e xDrive의 국내 공급 중단을 결정했다. 2024년 말 국내에 처음 등장한 지 약 1년 7개월 만이다.
오는 8월부터 신규 물량 도입이 멈추며, 현재 남은 재고가 소진되면 국내에선 더 이상 신차로 구매할 수 없게 된다. 판매량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지난해 이 모델은 국내에서 총 138대 판매에 그쳤고, 지난달 판매량은 25대에 불과했다.
BMW 550e xDrive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1억 넘는 가격이 결국 발목 잡았다
가장 큰 원인은 가격이었다. 550e xDrive의 국내 판매 가격은 1억 1,490만 원에 달했다. 이는 5시리즈의 주력 모델인 520i보다 4,500만 원가량 비싼 금액이다.
1억 원이 넘는 예산이라면 소비자의 선택지는 크게 넓어진다. 고성능 순수 전기차부터 대형 SUV까지 고려할 수 있는 상황에서, 550e xDrive만의 가치를 증명하기는 쉽지 않았다.
시장은 변했고 경쟁자는 너무 많았다
BMW 550e xDrive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급변하는 시장 환경도 판매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합리적인 가격대의 하이브리드 모델이 대중화되고, 순수 전기차 역시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시작하면서 고가의 PHEV 모델은 설 자리를 잃었다.
특히 토요타, 볼보 등 경쟁 브랜드들이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강화하고, 중국 브랜드까지 가세하며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결국 소비자들은 실용성과 경제성을 우선순위에 두기 시작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이번 단종이 국내 시장의 라인업을 재정비하는 과정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BMW는 앞으로 가격 부담을 낮춘 530e 모델을 중심으로 PHEV 라인업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번 사례는 친환경 고성능이라는 장점만으로는 한국 시장에서 성공하기 어렵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가격 경쟁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언제든 도태될 수 있다는 시장의 냉정한 현실을 재확인시킨 셈이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