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기차 누적 등록 100만 대 시대의 이면, 전체 비중은 고작 4%에 불과했다
신규 등록 차량 절반 이상은 이미 친환경차… 충전 걱정 없는 하이브리드, 대세 굳히나
전기차 충전소
국내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가 100만 대를 돌파했다. 고유가 시대에 “기름 넣을 때마다 10만 원”이라며 하소연하던 운전자들이 늘어난 결과다. 전동화 전환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100만 대라는 상징적인 숫자 뒤에는 다른 현실이 숨어있다.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실제 비중은 예상보다 낮고, 오히려 충전 걱정 없는 하이브리드 차량이 조용한 강자로 자리 잡았다.
단순한 누적 대수만 보고 시장을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현재 도로 위 자동차 10대 중 몇 대가 진짜 전기차인지, 데이터가 말하는 현실은 사뭇 다르다.
EV5 / 기아
100만 대와 4% 사이, 실제 비중의 함정
숫자만 보면 전기차 시대가 활짝 열린 듯하다. 올해 6월 말 기준 국내에 등록된 전기차는 총 109만 5,218대다. 지난해 말보다 21.8%나 늘어난 수치다.
그러나 전체 그림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국내 자동차 누적 등록 대수 2,667만 6,000대 가운데 전기차 비중은 4.1%에 그친다. 아직 자동차 100대 중 4대만 전기차인 셈이다. 전기차가 흔해졌다는 체감과 실제 통계 사이의 괴리가 여기서 발생한다.
내연기관차 수량
조용한 강자 하이브리드가 시장을 이끈 배경
친환경차 시장의 성장을 전기차 혼자 이끈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시장의 진짜 주도권은 하이브리드차가 쥐고 있다. 하이브리드차 누적 등록 대수는 281만 대로, 전기차의 2.5배를 훌쩍 넘는다.
별도의 충전 인프라 없이 내연기관차의 편의성을 유지하면서 연비 효율을 높인 점이 소비자들을 사로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그 사이 경유차는 24만 6,000대나 줄어드는 등 내연기관차의 감소세는 뚜렷하지만, 그 빈자리를 전기차보다 하이브리드가 더 빠르게 채우고 있는 상황이다.
토레스 EVX / KGM
미래는 신규 등록 데이터에 있다
시장의 미래를 보려면 누적 통계가 아닌 신규 등록 현황을 봐야 한다. 올해 상반기 새로 등록된 자동차 85만 7,000대 중 친환경차는 49만 4,000대로, 57.6%를 차지했다. 신차 2대 중 1대 이상이 친환경차라는 의미다.
특히 수입 전기차의 약진이 눈에 띈다. 누적 대수로는 국산 전기차(65.6%)가 압도적이지만, 올 상반기 증가율은 수입 전기차(28.7%)가 국산차(18.5%)를 앞질렀다. 국산차 중심 시장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신호다.
포터2 일렉트릭 / 현대자동차
전기차 100만 대 돌파는 분명 의미 있는 이정표다. 하지만 지금 내 차를 바꿀 때가 됐다면, 누적 대수보다 신규 등록 비중의 변화를 통해 시장의 진짜 흐름을 읽는 편이 현명한 선택에 도움이 된다.
넥쏘 / 현대자동차
신규 등록 차량 종류
전기차 등록 비율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