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플랫폼 ‘노이어 클라쎄’ 첫 적용… 10분 충전에 372km 주행
실제 도로 1,007km 주행 성공, 전기차 주행거리 불안 잠재울까

iX3/출처-BM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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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가 신형 전기 SUV ‘뉴 iX3’로 1,007.7km를 주행하며 전기차 효율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헝가리 데브레첸 공장을 출발해 독일 뮌헨 BMW 벨트까지 단 한 번의 충전으로 주파한 것이다. 주행 후에도 배터리가 2% 남아있었다는 사실은 이번 테스트의 성공을 더욱 극적으로 만들었다. 공식 인증(WLTP) 주행거리인 805km를 200km 이상 훌쩍 뛰어넘는 기록이다.

특히 이번 테스트는 통제된 트랙이 아닌 실제 공공 도로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BMW는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에어컨, 히터, 라디오 등 편의 장치를 모두 끄고 야간 주행 시 조명을 최소화하는 등 엄격한 조건을 적용했다. 그럼에도 20인치 M 에어로 다이내믹 휠을 장착한 실제 판매 사양으로 진행돼, 소비자들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노이어 클라쎄 첫 작품 BMW의 미래를 담다



iX3/출처-BM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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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iX3는 BMW가 2026년 출시 예정인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노이어 클라쎄(Neue Klasse)’를 처음으로 적용한 모델이다. 노이어 클라쎄는 향후 BMW의 40여 개 모델에 순차적으로 탑재될 핵심 기술로, 기존의 전기차 설계 방식을 완전히 탈피했다.

가장 큰 특징은 ‘슈퍼브레인’으로 불리는 4개의 고성능 컴퓨터다. 이를 통해 주행 안전, 자율주행, 인포테인먼트 등 차량의 모든 기능을 통합 제어하며, 처리 속도를 기존 대비 최대 10배까지 끌어올렸다. 에너지 소모를 줄이는 구조 최적화는 물론, 6세대 eDrive 기술을 최초로 적용해 배터리 에너지 밀도는 약 20%, 충전 속도는 30% 향상시켰다. 또한 안정성과 출력을 동시에 높인 원통형 배터리 셀을 도입해 전기차의 근본적인 한계를 개선했다.

10분 충전에 372km 혁신적인 성능



뉴 iX3의 주행 성능 역시 기존 전기 SUV의 기준을 새롭게 정의한다. 최고 출력 469마력, 최대 토크 65.8kg·m를 발휘하는 듀얼 모터 사륜구동 시스템은 강력한 가속 성능과 고속 안정성, 에너지 효율 사이의 완벽한 균형을 자랑한다.

특히 800V 고전압 아키텍처를 적용한 충전 성능은 혁신에 가깝다. DC 초급속 충전기를 사용하면 단 10분 만에 최대 372km를 주행할 수 있는 전력을 확보할 수 있다.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불과 21분으로, 기존 5세대 eDrive 시스템과 비교해 실사용 편의성이 극적으로 개선됐다. BMW는 이 같은 충전 속도가 장거리 여행의 ‘계획 스트레스’를 없애 전기차 대중화에 기여할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iX3/출처-BM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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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거리 불안을 잠재울 게임 체인저



BMW는 이번 1,007.7km 주행이 단순한 마케팅용 기록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전기차가 실제 도로 환경에서도 충분히 높은 효율을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소비자에게 명확히 증명하기 위한 시도였다는 것이다. 물론 효율 극대화를 위해 냉난방 장치를 끄는 등 특수한 조건이 적용돼 일반 운전자가 동일한 결과를 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이번 기록은 전기차의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히던 ‘주행거리 불안’이 기술적으로 극복 가능한 시점에 가까워졌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BMW는 2026년 유럽을 시작으로 북미, 중국, 한국 시장에 순차적으로 뉴 iX3를 출시할 계획이며, 이 모델은 향후 BMW 전기차 라인업의 새로운 기준점이 될 전망이다.

iX3/출처-BM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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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