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IHS 충돌 테스트 휩쓴 현대차그룹, 21개 차종 최고 등급 획득
아이오닉, EV9 등 전기차부터 쏘렌토, 싼타페까지... 2년 연속 ‘가장 안전한 차’
현대자동차그룹이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안전 평가 기관 중 하나로 꼽히는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의 충돌 평가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거두며 글로벌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현대차그룹은 총 21개 차종이 IIHS로부터 ‘톱 세이프티 픽(TSP)’ 이상 등급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이 중 18개 차종은 최고 등급인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TSP+)’에 이름을 올렸고, 3개 차종은 ‘톱 세이프티 픽(TSP)’ 등급을 받았다. 이는 글로벌 자동차 그룹 중 가장 많은 수치로, 공동 2위인 폭스바겐과 혼다(각 9개)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기록이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은 2년 연속으로 ‘가장 안전한 차’를 가장 많이 배출한 브랜드라는 영예를 안게 됐다.
한층 강화된 IIHS 평가의 벽을 넘다
올해 IIHS 평가는 이전보다 기준이 대폭 강화되어 이번 성과의 의미가 더욱 크다. 특히 측면 충돌 평가는 충돌하는 물체의 중량을 기존 1497kg에서 1896kg으로 늘리고, 충돌 속도 역시 49.8km/h에서 59.5km/h로 상향했다. 이는 실제 도로에서 마주할 수 있는 대형 SUV와의 충돌 상황을 가정한 것으로, 훨씬 더 가혹한 조건에서 차량의 안전성을 시험하는 것이다.
또한 보행자 충돌 방지 시스템 평가에는 야간 테스트가 추가되었으며, 헤드램프 평가 역시 전체 트림에서 ‘양호함’ 등급 이상을 받아야만 TSP+ 등급을 부여하는 등 전반적인 평가 기준이 높아졌다. 현대차그룹의 다수 차종이 이처럼 까다로워진 관문을 모두 통과한 것이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의 저력
이번 평가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 모델들의 활약이 단연 돋보였다. 현대 아이오닉 6와 기아 EV9은 정면 및 측면 충돌, 충돌 방지 시스템 등 모든 평가 항목에서 최고 등급인 ‘훌륭함(Good)’을 기록했다. 부분적인 우수함을 넘어 전 항목 만점을 받았다는 점에서 E-GMP 플랫폼의 구조적 안전성이 입증된 셈이다.
이 밖에도 아이오닉 5, 제네시스 GV60 등 E-GMP 기반의 다른 전기차들도 나란히 TSP+ 등급을 획득하며 전동화 모델 전반의 높은 안전 기술 경쟁력을 과시했다. 그룹의 미래 핵심인 전기차 모델들이 안전성 부문에서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점은 향후 글로벌 시장 공략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도 예외는 없다
전기차뿐만 아니라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모델 역시 고른 성과를 냈다. 현대차의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 투싼, 싼타페,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 팰리세이드와 기아의 스포티지, 쏘렌토, 텔루라이드, EV9 등이 TSP+ 등급에 선정됐다.
이는 특정 파워트레인에 국한되지 않고 차체 설계부터 안전 기술 적용까지 전 차급에 걸쳐 일관된 안전 철학이 적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 업계 전문가는 “현대차그룹의 이번 성과는 단기적인 기술 개발의 결과가 아니라, 오랫동안 축적해온 안전 데이터와 차체 설계 노하우가 집약된 결과”라며 “소비자들에게 ‘현대차그룹의 차는 안전하다’는 신뢰를 각인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