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두 ‘싱어게인4’ 충격 고백 “창피했다”
20년 만의 속마음 “이름 두 글자도 싫었다”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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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자두가 스스로 인정한 ‘화해가 필요한 가수’로 돌아왔다. 2000년대 히트곡 ‘잘가’로 국민적 사랑을 받았던 그는 오랜만에 무대에 서며 마음 깊은 곳에 숨겨두었던 이야기를 꺼냈다. “못 망해서 내가 망했다”는 솔직한 고백은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28일 방송된 JTBC ‘싱어게인4’에서 자두는 50호 가수로 등장했다.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순간, 다른 참가자들과 심사위원석은 술렁였다. 모두가 아는 ‘유명가수’가 왜 이 무대에 왔는지 궁금증이 쏟아졌다. 진행자 이승기는 “모른 척하기에도 민망하다”며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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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두는 자신을 “화해가 필요한 가수”라고 소개했다. 누구와 화해해야 하는지 묻자, 그는 사람이나 세상과의 갈등이 아닌 스스로의 음악과의 갈등을 털어놓았다. “사실 저는 정말 로커가 되고 싶었다. 10대 시절을 온전히 록에 바쳤고, 밴드가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데뷔곡 ‘잘가’를 받았고, 그 노래가 히트했다.”

록과 거리가 멀었던 데뷔곡은 자두에게 축복인 동시에 깊은 괴로움이었다. 그는 “창피했다. 망하는 게 오히려 꿈이었다”며 “망하면 이 노래를 안 해도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한 번 잘 망해보자’고 했다. 그런데 못 망해서 내가 망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하지만 그 말 속에는 자두가 오랜 시간 안고 살아온 상처가 선명히 드러났다.

자두는 “무명인 적은 없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사람이 되지 못했다는 실패감이 있었다. ‘자두’라는 이름 두 글자가 싫었다”며 그간의 내면을 꺼냈다. 이어 “미련했던 그 시절도 인정하려 한다. 지금의 저를 리셋하고 싶고, 다시 제 이름을 사랑하고 싶어 나왔다”고 출연 이유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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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두는 이 날 데뷔곡 ‘잘가’를 다시 무대 위에서 불렀다. 특유의 맑고 개성 있는 목소리는 여전히 빛났고, 무대는 감정의 물결로 가득 채워졌다. 심사위원들은 모두 기립할 듯 환호했고, 결과는 올 어게인. 2라운드 진출을 확정했다.

규현은 “반칙이다. 오디션이 아니라 축하무대였다. 무대를 완전히 찢었다”고 극찬했다. 백지영은 “목소리가 지문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가수”라고 감탄했다. 임재범은 “20년 넘게 소리가 하나도 안 변했다”며 “다음에는 정말 하고 싶었던 장르의 노래도 들려달라”는 응원을 남겼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