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28일 후’ 신드롬의 주역 대니 보일·알렉스 갈랜드 콤비의 귀환

‘분노 바이러스’ 창궐 30년 뒤, 격리된 섬에서 벌어지는 처절한 생존기

영화 28년후 / 소니픽쳐스코리아
영화 28년후 / 소니픽쳐스코리아


공개와 동시에 넷플릭스 국내 순위 2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가 있다.

2000년대 ‘달리는 좀비’라는 충격적인 설정으로 전 세계 장르 영화 팬들을 열광시켰던 ‘28일 후’(2002), ‘28주 후’(2007) 시리즈의 정식 후속작, ‘28년 후’다.

‘28년 후’는 공개 전부터 엄청난 기대를 모았다. 단순한 속편이 아니라, 1편 ‘28일 후’의 성공 신화를 썼던 대니 보일 감독과 각본가 알렉스 갈랜드가 2편(‘28주 후’)을 건너뛰고 무려 22년 만에 다시 의기투합한 ‘진짜 속편’으로 불리기 때문이다.

전작들의 명성을 뛰어넘는 작품이 나올지 이목이 쏠린 가운데, 넷플릭스에서의 초반 흥행세는 일단 ‘청신호’로 보인다.

영화 28년 후 한장면 / 소니픽쳐스코리아
영화 28년 후 한장면 / 소니픽쳐스코리아

28년 만의 귀환, 오리지널 콤비가 돌아왔다

‘28년 후’는 제목 그대로 ‘분노 바이러스’가 영국 전역을 휩쓴 지 약 30년이 지난 시점을 배경으로 한다.

1편이 바이러스 창궐 직후의 생존을, 2편 ‘28주 후’가 미군의 개입과 재확산의 공포를 그렸다면, 이번 작품은 그로부터 다시 한번 긴 시간이 흐른 뒤의 세계를 다룬다.

캐스팅 역시 화려하다. ‘킬링 이브’로 국내에서도 팬덤이 두터운 조디 코머를 비롯해 에런 테일러-존슨, 레이프 파인스, 잭 오코넬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배우들이 합류해 극의 무게감을 더한다. 이들이 30년이 흐른 절망의 땅에서 어떤 생존 서사를 그려낼지 주목된다.
영화 28년 후 한장면 / 소니픽쳐스코리아
영화 28년 후 한장면 / 소니픽쳐스코리아

‘분노 바이러스’ 30년 후... 격리된 섬, 새로운 위협

영화의 주된 무대는 격리된 외딴 섬이다. 이곳에서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는 아버지 ‘제이미’(에런 테일러-존슨)와 아들 ‘스파이크’(앨피 윌리엄스)가 이야기의 중심이다.

생존을 위해 섬 밖 본토로 위험한 임무를 떠나게 된 이들은, 여전히 도사리는 감염자들은 물론 생존자들 사이의 갈등, 그리고 예상치 못한 새로운 형태의 위협과 마주하게 된다.

전작들이 바이러스 창궐 직후의 혼돈과 재확산의 공포(‘28일 후’, ‘28주 후’)에 집중했다면, ‘28년 후’는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 ‘재건’, ‘격리’, ‘새로운 질서’ 등의 요소를 다룬다.

단순히 뛰고 숨는 공포에서 나아가,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 공동체와 외부 세계의 충돌 등 한층 깊어진 인간 드라마를 예고한다.
28년 후 / 소니픽쳐스코리아
28년 후 / 소니픽쳐스코리아

단순한 생존 공포를 넘어서

해외 평단과 관객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영화 리뷰 집계 사이트 로튼 토마토 등에서는 “현대의 불안감을 강렬하게 담아낸 공포물”, “감정적 깊이가 감동적이다”라는 평가가 나온다.

물론 1, 2편 특유의 날것 그대로의 충격적인 공포를 기대했던 팬들 사이에서는 “드라마의 비중이 높아져 장르적 쾌감이 덜하다”는 아쉬움 섞인 목소리도 존재한다.

하지만 ‘분노 바이러스’라는 소재를 통해 30년이 지나도 변치 않는, 혹은 더욱 교묘해진 인간 본성의 위기를 탐구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좀비물을 뛰어넘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영화 28년 후 스틸컷 / 소니픽쳐스코리아
영화 28년 후 스틸컷 / 소니픽쳐스코리아
특히 ‘28년 후’는 새로운 3부작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욱 흥미롭다.

이미 후속작인 ‘28년 후: 더 본 템플’의 제작이 발표된 상황. 이번 작품에서 제시된 ‘본토로의 이동’, ‘새로운 감염 형태’ 등이 앞으로의 시리즈를 어떻게 확장시킬지, ‘28년 후’가 쏘아 올린 흥행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지희 기자 jeeh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