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8일 교정의 날,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교도소 배경 영화 4편.

‘하모니’의 감동부터 ‘프리즌’의 암투까지. 교정 시설의 다양한 얼굴을 그린 넷플릭스 추천작

10월 28일은 ‘교정의 날’이다. 수용자들의 성공적인 사회 복귀와 교정·교화의 의미를 되새기는 날이다. 하지만 높은 담장과 견고한 철문으로 둘러싸인 교도소 내부는 여전히 대중에게 낯설고 먼 공간이다. 우리가 그 안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가장 대중적인 창구는 단연 미디어, 특히 영화와 드라마다.

넷플릭스에서도 교도소를 배경으로 한 다양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들 작품은 교도소를 단순한 처벌의 공간이 아닌, 또 다른 사회가 작동하는 복잡다단한 공간으로 그린다. 교정의 날을 맞아,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각기 다른 색깔의 교도소 이야기 네 편을 소개한다.

억울함 풀기 위한 옥중 작전, ‘검사외전’



검사외전 / 넷플릭스
검사외전 / 넷플릭스
유쾌한 버디 무비의 형식을 띤 ‘검사외전’ 역시 교도소를 주요 무대로 삼는다. 다혈질 검사 변재욱(황정민 분)은 살인 누명을 쓰고 하루아침에 죄수복을 입게 된다. 그는 자신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교도소에서 만난 사기꾼 치원(강동원 분)과 손을 잡고 반격을 준비한다.

이 영화에서 교도소는 복수를 준비하는 작전 기지이자, 사회의 축소판처럼 다양한 인간 군상과 그들만의 규칙이 존재하는 곳으로 묘사된다. 황정민과 강동원의 유쾌한 호흡이 돋보이며, 무거운 교도소라는 소재를 오락 영화의 문법으로 풀어낸 점이 특징이다.

절망 속 피어난 희망의 화음, ‘하모니’

영화 하모니 / 넷플릭스
영화 하모니 / 넷플릭스


영화 ‘하모니’는 여성 교도소를 배경으로 한다. 저마다의 가슴 아픈 사연을 안고 살아가는 재소자들이 모여 합창단을 결성하는 과정을 그린다. 특히 교도소 안에서 아이를 낳아 기르지만, 18개월이 되면 입양을 보내야 하는 정혜(김윤진 분)의 이야기는 짙은 모성애를 보여주며 심금을 울린다.

‘하모니’ 속 교도소는 엄격한 규율이 존재하는 곳이지만, 동시에 여성 재소자들 간의 연대와 치유가 일어나는 공간이기도 하다. 노래를 통해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세상과 소통하려는 이들의 모습은, ‘교정’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담장 안의 무법지대, ‘프리즌’



영화 프리즌 / 넷플릭스
영화 프리즌 / 넷플릭스
‘하모니’가 교화를 통한 희망을 그렸다면, 영화 ‘프리즌’은 정반대의 풍경을 펼쳐 보인다. 이곳의 교도소는 법과 질서가 무너진 무법지대이자, 외부와 연결되어 완벽한 알리바이를 보장하는 거대한 범죄 조직의 소굴이다.

교도소의 절대 권력자 익호(한석규 분)는 모든 것을 통제하며 옥중에서 범죄를 지휘한다. 전직 꼴통 경찰 유건(김래원 분)은 이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죄수 신분으로 잠입한다. ‘프리즌’은 교도소라는 폐쇄된 공간이 어떻게 부패하고 변질될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교정 시설 본연의 기능을 상실한 공간의 어두운 이면을 드러낸다.

꺾이지 않는 자유의 갈망, ‘빠삐용’ (2017)

영화 빠삐용(2017 리메이크) / 넷플릭스
영화 빠삐용(2017 리메이크) / 넷플릭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빠삐용’은 ‘악마의 섬’이라 불리는 기아나의 감옥을 배경으로 한다. 살인 누명을 쓴 빠삐(찰리 허냄 분)가 자유를 되찾기 위해 끊임없이 탈출을 시도하는 이야기다. 라미 말렉이 연기한 국채위조범 드가와의 우정도 인상 깊다.

‘빠삐용’이 그리는 교도소는 인간의 존엄성을 말살하고 희망을 꺾으려는 극한의 공간이다. 하지만 주인공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2017년 리메이크된 이 작품은 절망적인 환경 속에서도 자유를 향한 인간의 본능적인 의지가 얼마나 강인한지 보여준다.

이처럼 넷플릭스 속 네 편의 영화는 교도소라는 동일한 배경 아래 각기 다른 이야기를 펼쳐낸다. 희망과 연대, 부패와 암투, 복수와 생존 등 교정 시설의 다양한 얼굴을 통해 우리는 닫힌 문 너머의 삶을 상상하게 된다. 교정의 날, 이들 작품을 통해 ‘교정’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금 고민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이지희 기자 jeeh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