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사남’ 흥행에 영월 여행 급증
줄 서는 촬영지 어디?
장항준 감독이 직접 밝힌 맛집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일명 왕사남)가 흥행을 이어가면서 강원도 영월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단종의 비극적인 삶을 그린 영화가 900만 관객을 넘어서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자, 영화 속 배경이 된 영월을 찾는 여행객들의 발길도 크게 늘었다. 스크린 속 이야기의 여운을 직접 느껴보기 위해 실제 역사 현장을 찾는 이른바 ‘성지순례 여행’이 이어지고 있는 것.
사진=청령포, 생성형이미지
영월은 조선 6대 임금 단종이 유배됐던 역사적인 공간이다. 세조에게 왕위를 빼앗긴 뒤 노산군으로 강등된 단종은 한양에서 약 280km 떨어진 이곳 영월로 유배됐다. 산과 강을 넘어야 했던 험한 길이었고, 기록에 따르면 이 여정은 무려 7일이나 걸렸다.
영월 여행에서 가장 먼저 찾는 곳은 청령포다. 동강 물줄기가 삼면을 감싸고 있어 마치 섬처럼 보이는 독특한 지형이다. 당시 단종이 머물던 유배지로, 외부와 단절된 공간이라는 의미에서 ‘창살 없는 감옥’이라 불리기도 했다. 지금도 방문객들은 나룻배를 타고 강을 건너야 이곳에 들어갈 수 있다. 짧은 뱃길이지만 강 위를 건너는 순간 수백 년 전 단종의 고독한 시간을 떠올리게 한다.
청령포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단종어소 터와 망향탑, 그리고 600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관음송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평가받는다.
사진=정릉, 한국관광공사
영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장소는 장릉이다. 장릉은 단종의 무덤이 있는 곳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조선 왕릉이다. 단종이 세상을 떠난 뒤 그의 시신은 동강에 버려졌지만, 영월의 호장 엄흥도가 목숨을 걸고 시신을 수습해 몰래 묻었다. 이후 숙종 때 단종의 왕위가 복권되면서 현재의 능이 조성됐다.
다른 왕릉과 비교하면 장릉은 비교적 간소한 구조를 지닌다. 화려한 장식 대신 절제된 분위기가 단종의 짧고 비극적인 삶을 상징한다는 해석도 있다. 능 주변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숙연한 분위기에 빠져든다.
영월에는 역사 유적뿐 아니라 아름다운 자연 풍경도 많다. 선암마을 한반도지형 전망대에서는 강이 휘돌아 만든 지형이 한반도 모양처럼 보이는 독특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또 높이 약 70m의 기암괴석 선돌은 영월을 대표하는 절경으로 꼽힌다. 특히 해 질 무렵 붉게 물든 하늘과 어우러지는 풍경이 장관을 이룬다.
사진=KBS1
장항준 감독 추천, 영월 맛집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연출한 장항준 감독 역시 영월을 여행객들에게 추천하며 직접 찾았던 맛집을 공개하기도 했다. 영화 촬영과 답사를 위해 영월을 여러 차례 찾았던 그는 향토 음식 전문점을 특히 인상 깊게 꼽았다.
이곳에서는 단종이 유배 시절 즐겨 먹었다고 전해지는 어수리나물을 활용한 향토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영화 속 단종 식사 장면에 등장한 음식들도 이곳에서 준비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월 서부시장 역시 여행객들이 자주 찾는 장소다. 시장에서는 메밀전병, 올챙이국수, 메밀묵 등 강원도 특유의 소박한 음식들을 맛볼 수 있다. 특히 메밀 반죽에 속을 채워 구워내는 전병은 영월을 대표하는 별미로 꼽힌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영화 한 편이 영월의 시간을 다시 움직이고 있다. 스크린 속 단종의 이야기는 이제 실제 풍경 속에서 이어진다. 강과 숲, 그리고 역사 유적이 어우러진 영월은 영화의 여운을 오래 간직하고 싶은 여행자들에게 특별한 목적지가 되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