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1조 원 투자 유치하며 픽업트럭 양산 돌입.

기존 상식을 뒤엎는 ‘깡통’ 전략, 과연 시장에서 통할까.

출처 : 슬레이트 오토
출처 : 슬레이트 오토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하고 높은 가격이 여전히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미국의 한 신생 기업이 파격적인 카드를 꺼내 들었다. 무려 1조 원에 달하는 거액의 투자를 유치하며 기존 시장의 문법을 완전히 뒤흔들고 있다. 이들의 승부수는 바로 ‘가격 파괴’, ‘극단적 단순함’, 그리고 ‘픽업트럭’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상식을 뛰어넘는 이들의 도전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1조 원 거머쥔 신생 기업, 목표는 초저가



미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슬레이트 오토(Slate Auto)’가 최근 6억 5천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조 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인디애나주 공장에서 본격적인 양산 체제 구축에 돌입, 올 연말부터 생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슬레이트 오토의 핵심 전략은 명확하다. 바로 ‘초저가 전기 픽업트럭’이다. 당초 2만 달러 이하를 목표로 했으나, 최근 보조금 정책 변화 등으로 약 2만 5천 달러(약 3,400만 원) 수준으로 가격이 조정됐다. 그럼에도 이는 평균 신차 가격이 5만 달러를 훌쩍 넘는 미국 시장에서 절반 수준에 불과한 파격적인 가격이다.

출처 : 슬레이트 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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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커도 전동 창문도 없다



놀라운 가격의 비결은 ‘극단적인 기본 사양’에 있다. 슬레이트 오토의 전기트럭 기본 모델은 말 그대로 ‘움직이는 데 필요한 최소한’만을 담았다. 화려한 알로이 휠 대신 강철 휠이 장착되며, 실내에는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이나 오디오 스피커조차 포함되지 않는다.

심지어 오늘날 경차에도 기본으로 적용되는 전동 창문(파워 윈도우)마저 없다. 대신 모든 추가 기능은 소비자가 필요에 따라 직접 선택하고 추가하는 ‘DIY’ 방식을 채택했다. 자동차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을 구매한 뒤 자신만의 차로 만들어간다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한 것이다.

시장의 의심 속 차별화로 뚫는다





출처 : 슬레이트 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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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시장 환경은 녹록지 않다. 전기차 수요 둔화 흐름 속에서 기존 완성차 업체들은 하이브리드 모델로 다시 눈을 돌리는 추세다. 닛산 리프, 쉐보레 볼트 등 편의 사양을 갖춘 저가형 전기차도 이미 시장에 존재한다.

하지만 슬레이트 오토는 실용성이 중요한 ‘픽업트럭’이라는 차종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배터리 역시 장거리 주행보다 실용성에 초점을 맞췄다. 기본형은 약 240km, 상위 모델은 약 386km의 주행거리를 제공해 도심 내 업무용이나 단거리 레저용으로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가격 경쟁력과 실용성을 앞세운 이들의 과감한 전략이 까다로운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 전기차 시장의 새로운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 그 결과에 관심이 집중된다.

출처 : 슬레이트 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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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