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1~8호선 준법운행 시작, 출퇴근 영향 불가피
출퇴근길 비상…지하철 파업 가능성에 시민들 ‘대체 이동수단’ 검색 급증

사진=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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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1일부터 준법운행에 돌입하면서, 시민들의 출퇴근길에 적지 않은 영향이 불가피해졌다. 다만 첫날인 이날 오전 출근길은 예상보다는 큰 혼란이 없었고, 전체적으로는 평소와 비슷한 수준의 승객 흐름이 유지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날의 평온함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노조가 12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실제 파업으로 이어질 경우 시민 불편은 지금보다 훨씬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열차 지연은 거의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출근 시간대 주요 혼잡 구간인 2호선 신도림역, 강남역 등도 평소와 비슷한 수준으로 붐볐으며, 일부 승객들은 준법운행이 시작된 사실조차 모른 채 출근길을 이어갔다. 다만 승강장에는 ‘준법운행으로 열차 운행이 일부 지연될 수 있다’는 안내 방송이 15분 간격으로 반복적으로 나왔다.

사진=KBS뉴스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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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법운행’은 파업과는 달리 열차 운행 자체를 멈추는 것은 아니지만, 정차 시간을 규정대로 충분히 확보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열차가 평소보다 느리게 운행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예컨대 승강장의 승객이 모두 내리고 탔더라도 규정상 최대 30초로 설정된 정차 시간을 그대로 채우는 식이다. 실제로 이날 오전 5호선 여의도역에서는 평소 30초 남짓이던 정차 시간이 50초를 넘기며 일부 열차가 다소 지연되기도 했다.

시민들은 당장 큰 불편은 없었다고 말하면서도, 총파업 가능성에 대해 깊은 우려를 드러냈다. 직장인 이모(32)씨는 “출근은 평소처럼 했지만 퇴근 시간은 어떻게 될지 걱정”이라고 했고, 또 다른 시민은 “오늘은 괜찮았지만 실제 파업이 시작되면 체감이 확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는 혹시 모를 지연에 대비해 평소보다 일찍 집을 나서는 등 스스로 사전 대응에 나선 모습도 보였다.

노조는 이번 준법운행을 임금·단체협약(임단협) 협상 결렬에 따른 대응이라고 밝히며, △구조조정 중단 △안전인력 충원 △임금 삭감 문제 해결 등을 주요 요구로 내세우고 있다. 제1노조와 2노조는 이날부터 준법운행을 시작했으며, 3노조도 참여 여부를 논의 중이다. 세 노조 모두 이미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가결해 법적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다.

사진=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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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법운행은 역사 정차 시간을 규정대로 확보하는 ‘안전투쟁’ 외에도, 사복을 입고 근무하는 ‘사복 투쟁’, 그리고 규정 외 추가 작업 지시를 거부하는 행동 등으로 진행된다. 이는 열차 지연이 서서히 누적될 수 있고, 특히 출퇴근 시간대에는 이용자 불편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노조가 준법운행에 나섰을 당시에도 첫날 125대, 둘째 날 27대의 열차가 20분 이상 지연된 바 있다.

이날 서울교통공사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노동조합의 준법운행으로 일부 열차가 지연될 수 있다”며 사과했다. 이어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며 출퇴근길 지장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사 간 갈등이 좁혀지지 않는 만큼 상황이 점차 심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특히 12일로 예고된 전면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지하철 운행률은 크게 떨어지고 시민들의 출퇴근은 장기화된 혼란에 빠질 수 있다. 일부 시민들은 벌써부터 버스나 택시, 자가용 등 대체 이동수단을 고려하는 등 대비에 나서고 있다.

당장은 큰 혼란 없이 출근길이 지나갔지만, 서울 지하철의 정상적 운행이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는 노사 협상의 향방에 달려 있다. 준법운행이 이어지고 총파업까지 현실화될 경우, 1~8호선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편은 향후 더욱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