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다 없이 카메라만으로 서울 도심 질주... 현대차 ‘아트리아 AI’ 기술 공개
테슬라 FSD 국내 상륙에 정면승부... 2026년 SDV 시대 향한 신호탄
아트리아 AI 자율주행/출처-42dot
현대자동차가 독자적인 자율주행 기술 ‘아트리아 AI(Ateria AI)’를 전격 공개하며 글로벌 기술 경쟁에 불을 지폈다. 특히 이번 공개는 경쟁사인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기능이 국내에 상륙한 시점과 맞물려, 사실상 ‘맞불 작전’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의 소프트웨어(SW) 전문 계열사인 포티투닷(42dot)은 최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아트리아 AI 기술이 탑재된 아이오닉 6의 실제 주행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공개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관련 업계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카메라만으로 도심과 고속도로 주행
아트리아 AI 자율주행/출처-42dot
영상 속 아이오닉 6는 운전자의 개입 없이 서울 도심의 복잡한 교차로와 터널, 자동차 전용도로 등 다양한 교통 환경을 안정적으로 주파했다. 시속 100km가 넘는 고속 주행은 물론, 주차장 입구에서 다른 차량과 보행자를 스스로 피해 빈 공간에 자동으로 주차하는 모습까지 완벽하게 소화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이 모든 것을 고가의 라이다(LiDAR) 센서나 정밀지도(HD맵) 없이 구현했다는 사실이다. 아트리아 AI는 8개의 카메라와 전방 레이더 1개만을 사용해 마치 사람이 눈으로 보고 판단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는 대규모 주행 데이터를 인공지능이 스스로 학습해 판단하는 ‘엔드 투 엔드(End-to-End)’ 방식 덕분이다. 포티투닷 측은 이를 “사람의 시각과 유사한 인식 구조”라고 설명하며 기술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테슬라 FSD 정조준한 맞불 전략
아트리아 AI 자율주행/출처-42dot
업계에서는 아트리아 AI의 공개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테슬라가 최근 모델S와 모델X 차량에 운전자 감독이 필요한 FSD(Full Self-Driving) 기능을 국내에 도입한 직후이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FSD는 서울, 부산 등 복잡한 도심에서도 자연스러운 주행 능력을 보여주며 국내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차가 카메라 기반의 유사한 방식의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인 것은 테슬라와의 기술 격차를 상당히 좁혔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일부 보행자 인식 등에서 개선점은 보이지만, 고가의 장비 없이 안정적인 주행을 구현한 것은 엄청난 진전”이라며 “현대차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2026년 SDV 시대 향한 첫 신호탄
아트리아 AI 자율주행/출처-42dot
사실 포티투닷은 최근 전 대표의 사임 등으로 조직 축소와 전략 혼선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기술 영상 공개를 통해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 전략이 흔들림 없이 추진되고 있음을 증명했다.
현대차는 2026년을 SDV 대전환의 원년으로 삼고 있다. 기존 내연기관 중심의 하드웨어 구조를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완전히 바꾸는 과정에서 포티투닷의 자율주행 및 OS 기술은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이번 아트리아 AI 시연은 전기차 시장을 넘어 자율주행 분야에서도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는 현대차의 야심을 보여주는 첫 번째 실전 신호탄으로 평가받고 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