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수요 주춤하자 꺼내든 ‘이례적 카드’, 2027년 두 번째 부분 변경 확정
단종 대신 생명 연장 택한 기아의 속내... 쏘나타 운명에도 쏠리는 눈

K5 실내 / 기아
K5 실내 / 기아




전동화 전환이 대세로 여겨졌던 자동차 시장의 기류가 심상치 않다.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수요 증가세가 예상보다 둔화하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앞다퉈 전략 수정에 나서고 있다. 기아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현실적인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바로 중형 세단 K5의 단종설을 일축하고, 한 번 더 상품성을 개선해 모델 수명을 연장하기로 한 것이다.

2027년 상반기 두 번째 부분 변경 확정



자동차 부품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2027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K5의 2차 부분 변경 모델(프로젝트명 DL3 PE2) 개발에 공식 착수했다. 연간 생산 목표는 8만 대 이상으로 설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결정으로 현행 3세대 K5는 최소 2030년까지 판매를 이어갈 전망이다. 통상적인 완전 변경 주기(6~7년)를 훌쩍 넘는 이례적인 결정이다. 이는 신규 플랫폼 개발과 같은 대규모 투자 대신, 두 차례의 부분 변경을 통해 개발비를 최소화하면서 차량의 생명 주기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K5 / 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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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아직 끝나지 않았다



기아가 이 같은 선택을 한 배경에는 ‘속도 조절’에 들어간 전동화 전환이 있다. 100% 전기차로의 전환 시점이 다소 늦춰지면서, 그 공백을 메울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차량의 필요성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2030년 이후 본격화될 전동화 시대를 앞두고 내연기관차에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기도 부담스러운 상황. 결국 부분 변경은 현재 시점에서 가장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인 셈이다.

새롭게 선보일 K5는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유지하며 변화하는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또한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ccNC’ 기반의 플레오스 OS를 적용하는 등 상품성 강화도 함께 이뤄질 예정이다.

SUV 시대에도 살아남은 K5의 저력



K5 실내 / 기아
K5 실내 / 기아


K5는 기아 세단 라인업에서 상징적인 모델이다. 2010년 첫 출시 이후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K 시리즈’의 성공적인 시작을 알렸고, 현대차 쏘나타의 아성을 위협하며 국내 중형 세단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현행 3세대 모델(DL3)은 2019년 11월 출시돼 어느덧 7년 차에 접어들었으며, 지난해 11월 한 차례 부분 변경을 거쳤다. SUV 선호 현상이 심화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도 K5는 매달 3,000대 이상 꾸준히 판매되며 ‘국민 중형 세단’의 입지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쏘나타까지 번질까 이례적 연장 결정



K5의 생명 연장 결정은 단순히 모델 하나의 이야기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현대차그룹 전반의 전략 변화를 시사하는 신호탄으로도 해석된다. 실제로 최근 미국 시장에서는 전기차 판매가 주춤한 반면,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그룹의 실적을 견인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현대차 역시 경쟁 모델인 쏘나타의 두 번째 부분 변경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때 단종설까지 나돌았던 쏘나타가 K5와 함께 전동화 전환기 ‘가교’ 역할을 이어갈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5 / 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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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5 / 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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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