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폭스바겐 이어 BMW까지… 독일 명차 두뇌 책임지는 ‘엑시노스 오토’
하만·ADAS 인수로 광폭 행보, 미래차 시장 핵심 플레이어로 떠오른 삼성
iX3 - 출처 : BMW
삼성전자가 독일의 명차 브랜드 BMW와 손을 잡았다. BMW가 내년 하반기 글로벌 출시 예정인 차세대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뉴 iX3’에 삼성전자의 차량용 반도체가 탑재되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부품 공급을 넘어, 미래 자동차 시장의 핵심으로 떠오른 전장(電裝, 자동차용 전기·전자 장비) 사업에서 삼성의 위상이 한 단계 격상되었음을 의미하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된다.
BMW의 두뇌가 된 삼성 엑시노스
‘뉴 iX3’에 공급되는 제품은 차량용 시스템온칩(SoC) ‘엑시노스 오토 V720’이다. 이 칩은 차량의 ‘두뇌’에 해당한다. 운전자에게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디지털 계기판과 중앙정보디스플레이(CID) 등 여러 화면을 동시에 제어하고,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구동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맡는다. 삼성전자의 최첨단 5나노(nm) 공정에서 생산되어 고성능과 안정성을 동시에 잡았다.
최근 자동차 산업은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으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다. 스마트폰처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자동차의 성능과 기능이 향상되는 시대로, 이를 위해서는 강력한 연산 능력을 갖춘 고성능 반도체가 필수적이다. BMW가 차세대 전기차의 핵심 경쟁력으로 디지털 콕핏을 내세운 만큼, 삼성의 기술력을 인정한 셈이다.
엑시노스 오토 V720 - 출처 : 삼성전자
광폭 행보 보이는 삼성의 전장 사업
삼성전자는 전장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2017년 인수한 세계 최대 전장·오디오 기업 하만(Harman)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하만을 통해 독일 ZF 프리드리히스하펜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사업 일부를 인수하며 자율주행 기술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디지털 콕핏에 강점을 가진 하만의 기술과 삼성전자의 반도체, 인공지능(AI) 기술이 결합되면서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메르세데스-벤츠 경영진과 만나 협력을 논의하는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의 스킨십을 넓히는 모습도 꾸준히 포착되고 있다.
독일 프리미엄 3사 모두 뚫었다
엑시노스 오토 V720 - 출처 : 삼성전자
이번 BMW와의 협력으로 삼성전자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막강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 이미 2019년 아우디, 2021년 폭스바겐에 엑시노스 오토 칩을 공급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로써 독일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완성차 3사 모두를 고객사로 확보하는 쾌거를 이뤘다.
업계 한 전문가는 “까다롭기로 소문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연이어 삼성의 반도체를 채택했다는 것은 삼성 칩의 성능과 안정성을 최고 수준으로 인정한 것”이라며 “이는 향후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의 추가 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바퀴 달린 전자기기’로 진화하는 대변혁의 시기,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오디오, ADAS를 아우르는 종합 전장 솔루션 기업으로 발돋움하며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iX3 - 출처 : BMW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