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 4.8m 넘는 싼타페급 덩치에도 가격은 아반떼 수준
마사지 시트·퀄컴 칩 기본 적용 등 파격적 상품성 무장
제투어 X90 프로 / 사진=체리자동차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신차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소비자들의 피로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상식을 파괴하는 가격 정책을 앞세운 모델이 등장해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중국 체리자동차 산하 브랜드 제투어(Jetour)가 공개한 2026년형 ‘X90 프로’가 그 주인공이다. 현대차 싼타페보다 큰 덩치를 자랑하면서도 가격은 절반 수준에 불과해 ‘대륙의 실수’가 아닌 ‘대륙의 실력’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싼타페보다 큰데 가격은 경차급
이번에 공개된 X90 프로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단연 차체 크기 대비 가격 경쟁력이다. 제원상 전장 4858mm, 전폭 1925mm, 휠베이스 2850mm를 갖췄다. 이는 국산 중형 SUV의 대표 주자인 싼타페(전장 4830mm)를 넘어서는 수치다.분류상으로는 중형 SUV에 속하지만, 실제 실내 공간감과 외관에서 느껴지는 위압감은 준대형급에 육박한다. 패밀리 SUV로서 갖춰야 할 넉넉한 3열 공간과 적재 능력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가장 놀라운 점은 가격표다. 중국 현지 판매가는 13만5900위안부터 시작해 최상위 트림이 16만7900위안이다. 한화로 환산하면 약 2700만 원에서 3400만 원 수준이다. 현재 국내에서 싼타페가 3600만 원대에서 시작해 옵션을 더하면 5000만 원을 훌쩍 넘기는 현실과 대조적이다.
2700만 원은 국내 시장에서 소형 SUV나 준중형 세단을 겨우 구매할 수 있는 예산이다. 같은 돈으로 훨씬 크고 넒은 차를 살 수 있다는 점은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 강력한 유인책이 된다.
깡통차 옛말, 마사지 시트가 기본
저렴한 중국차는 편의 사양이 부족할 것이라는 편견도 정면으로 돌파했다. X90 프로는 파워트레인과 실내 사양에서도 공격적인 구성을 보여준다. 주력인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251마력, 최대토크 39.8kg.m(390Nm)를 뿜어낸다. 여기에 7단 습식 듀얼클러치 변속기(DCT)가 맞물려 거대한 차체를 이끄는 데 부족함 없는 주행 성능을 제공한다.실내 구성은 화려함 그 자체다. 운전석에는 15.6인치 대형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가 시원하게 자리 잡았고, 차량의 두뇌 역할은 퀄컴 스냅드래곤 8155 칩셋이 맡아 빠릿빠릿한 조작감을 제공한다.
특히 시트 옵션이 압권이다. 1열과 2열 모두에 통풍, 열선 기능은 물론 마사지 기능까지 기본으로 탑재됐다. 2열 시트는 최대 116도까지 젖혀져 장거리 이동 시 안락함을 극대화했다. 별도의 옵션 비용을 지불해야만 누릴 수 있었던 고급 사양들을 기본으로 채택한 것은 기존 완성차 업계의 관행을 깨는 파격이다.
글로벌 1위 수출 경쟁력, 한국 상륙할까
제투어 X90 프로 / 사진=체리자동차
체리자동차는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무서운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 260만 대를 달성했고, 올해 상반기에만 수출 44만 대를 돌파하며 중국 완성차 브랜드 수출 1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이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국 시장 진출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된다. 최근 BYD 등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한국 진출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내연기관 SUV를 앞세운 체리자동차의 행보에도 이목이 쏠린다.
국내 소비자들이 현대차와 기아의 독과점 구조와 치솟는 신차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라, 압도적인 가성비를 앞세운 X90 프로 같은 모델이 출시된다면 시장 판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중국차 특유의 브랜드 이미지 극복과 애프터서비스(AS) 네트워크 구축 문제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 ‘반값’이라는 키워드는 고물가 시대에 무시할 수 없는 강력한 무기임이 분명하다.
제투어 X90 프로 / 사진=체리자동차
제투어 X90 프로 / 사진=체리자동차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