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에 결국 방향을 튼 포드. 기존 ‘모델 e’ 사업부를 폐지하고 새로운 통합 조직을 출범시킨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030년까지 전체 라인업 90%를 전동화하겠다는 계획은 유효하지만, 그 중심에는 전기차가 아닌 다른 동력이 자리 잡았다.



포드가 전기차 중심의 미래 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야심 차게 분리했던 전기차 사업부와 내연기관 사업부를 다시 하나로 합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과감한 조치로,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 막대한 손실, 그리고 조직의 효율성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가 이번 결정의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그렇다면 포드는 전기차를 완전히 포기하는 것일까?

꿈과 현실의 괴리, 막대한 손실



포드는 한때 누구보다 전기차 전환에 진심이었다. 2022년, 내연기관 사업부인 ‘포드 블루’와 전기차 사업부인 ‘포드 모델 e’로 조직을 이원화하며 전동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테슬라 출신 임원인 더그 필드를 영입해 개발을 맡기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왔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2023년부터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눈에 띄게 꺾이기 시작했다. 높은 가격과 충전 인프라 부족 문제 등이 겹치며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포드 모델 e 사업부의 실적에 직격탄이 됐다. 해당 사업부는 지난해에만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포드 전체의 발목을 잡았다.





결국 꺼내든 통합 카드, PC&I



결국 포드는 칼을 빼 들었다. 두 개로 나뉘었던 사업부를 ‘PC&I(Product Creation & Innovation)’라는 이름의 단일 조직으로 통합하기로 한 것이다. 이 새로운 조직은 앞으로 포드의 모든 신차 개발 과정을 총괄하게 된다.

초기 디자인 단계부터 엔지니어링, 생산, 부품 조달까지 모든 과정을 한곳에서 관리해 개발 속도를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목표다. 이는 시장 상황에 따라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유연하게 생산하고 대응하는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상징적으로, 전기차 사업을 이끌던 더그 필드 역시 회사를 떠나게 됐다.

미래는 하이브리드, 속도 조절 나선 전기차





이번 조직 개편의 핵심은 ‘하이브리드’의 부상이다. 포드는 더 이상 완전 전기차로의 급진적인 전환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대신, 당분간은 하이브리드를 중심으로 라인업을 재편할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2030년까지 전체 차량의 90%에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적용하겠다는 기존 목표는 유지된다. 하지만 여기에는 순수 전기차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상당 부분 포함될 예정이다. 브랜드의 상징과도 같은 F-150 픽업트럭을 비롯한 주력 모델들의 하이브리드 버전 확대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포드의 이러한 전략 수정은 비단 한 기업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제너럴모터스(GM), 메르세데스-벤츠 등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 역시 전기차 전환 속도를 조절하며 하이브리드 모델을 다시 강화하는 추세다. 시장의 요구에 맞춘 포드의 현실적인 ‘혼합 전략’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