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시대의 역주행, 2026년형 그레칼레 최대 870만원 인하 선언

‘환율 리스크는 본사 몫’ 직판 체제 전환으로 일본과 가격 차이 해소

마세라티 그레칼레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마세라티 그레칼레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따뜻한 봄바람이 부는 4월, 수입차 시장에 예상 밖의 소식이 전해졌다.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며 대부분의 브랜드가 가격 인상 압박을 받는 가운데, 마세라티가 정반대의 행보를 보인 것이다. 대표 SUV 모델 ‘그레칼레’의 가격을 대폭 인하하며 시장에 승부수를 띄웠다. 이러한 파격적인 결정의 배경에는 ‘유통 구조 혁신’, ‘한국 시장의 잠재력’, 그리고 ‘강화된 상품성’이라는 세 가지 핵심 키워드가 자리 잡고 있다. 과연 마세라티는 어떤 자신감으로 이러한 결정을 내렸을까.

고환율 속 역주행, 파격적인 가격 정책



마세라티 코리아는 2026년형 그레칼레의 가격을 트림에 따라 최대 870만 원까지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최근 유로-원 환율이 1,700원대를 넘어서며 작년 동기 대비 15% 이상 급등한 상황을 고려하면 매우 이례적인 조치다.

이러한 가격 정책의 핵심은 지난해 7월 도입한 ‘직접 판매(직판)’ 체제에 있다. 과거 딜러사가 떠안았던 환율 변동 리스크를 이제는 마세라티 글로벌 본사가 직접 부담하는 구조로 바꾼 것이다. 다카유키 기무라 마세라티 코리아 총괄은 “어려운 환율 환경이지만, 판매법인 설립 덕분에 경쟁력 있는 가격 책정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하며, 올해 판매 목표를 전년 대비 30% 증가한 400대로 설정했다.

마세라티 그레칼레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마세라티 그레칼레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한국 시장, 일본 넘보는 잠재력



이번 가격 인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오랜 불만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마세라티는 일본보다 한국에서 약 15% 비싼 가격에 판매되어 ‘가격 차별’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직판 체제 전환을 통해 한국과 일본 간의 가격 격차를 상당 부분 해소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기무라 총괄은 “글로벌 본사가 한국에 직접 투자하고 환율 리스크까지 감수하는 것은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 한국의 높은 잠재력을 인정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수입차 점유율은 20%를 넘었지만 일본은 5%에 불과하며, 럭셔리 자동차 시장 규모 역시 한국이 일본을 앞선다”고 덧붙이며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가격은 내리고 상품성은 올렸다



마세라티는 단순히 가격만 내린 것이 아니다. 2026년형 그레칼레는 상품성까지 대폭 개선해 경쟁력을 높였다. 엔트리 트림은 기존 300마력에서 330마력으로 출력을 10% 향상시켰다. 중간 트림인 모데나에는 파노라마 선루프, 클라이밋 패키지, 무선 충전기를 기본 탑재했고, 최상위 트림 트로페오에는 클라이밋 패키지와 테크 어시스턴트 패키지를 기본 제공한다.

여기에 5년·주행거리 무제한 무상 보증과 3년 유지보수 프로그램까지 기본으로 포함된다. 이는 차량 유지에 대한 소비자의 부담을 크게 덜어주는 혜택이다. 가격 경쟁력과 강화된 상품성을 무기로 마세라티가 올해 국내 럭셔리 SUV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관심이 쏠린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