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전함 이름 붙인 과격한 디자인, V12 엔진까지 얹었다

뉴욕 한복판에 등장한 실물 크기 모델, 정작 양산 계획은 없다



영국 럭셔리 스포츠카 브랜드 애스턴마틴이 역대 가장 과격한 모습의 SUV를 공개했다. 총알도 막아낼 듯한 장갑차 스타일의 디자인, 심장에는 V12 엔진을 품었다. 이 파격적인 모델은 예상 밖의 협업을 통해 탄생했다.

최근 미국 뉴욕에서는 실물 크기 모델까지 전시되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이 차는 전 세계 어느 도로에서도 마주칠 수 없다. 애초에 도로 주행을 목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실의 제약을 벗어난 디자인이 탄생한 배경

이 SUV의 정체는 인기 FPS 게임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4’를 위해 제작된 디지털 전용 콘셉트카 ‘드레드노트(Dreadnought)’다. 애스턴마틴 디자인팀이 게임 개발사 인피니티 워드, 액티비전과 손을 잡고 만든 결과물이다.

실제 양산차가 아니기에 충돌 안전 규정이나 생산 비용 같은 현실적 제약에서 완전히 자유로웠다. 디자이너들은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해 기존 DBX와는 차원이 다른 비율과 외관을 완성했다.





브랜드 대표 색상인 칠턴 그린 컬러와 카본파이버, 옥스퍼드 탄 가죽 등 고급 소재를 사용해 군용 차량의 이미지 속에서도 애스턴마틴의 정체성을 분명히 했다.

V12 엔진과 이름에 담긴 특별한 의미

‘드레드노트’라는 이름 역시 단순하지 않다. ‘두려움을 모른다’는 뜻과 함께, 1906년 등장해 해군 역사의 판도를 바꾼 영국 전함 ‘HMS 드레드노트’에서 유래했다. 영국 브랜드로서의 역사성과 문화적 배경을 담은 선택이다.





파워트레인 역시 가상의 V12 엔진을 설정했다. 구체적인 성능 수치는 없지만, 게임 속에서는 슈퍼카 수준의 가속력과 뛰어난 험로 주파 능력을 모두 갖춘 사륜구동 SUV로 등장한다.

개발사는 단순히 외형만 빌려온 것이 아니라, 애스턴마틴 고유의 주행 감각과 움직임을 게임 물리 엔진에 최대한 반영했다고 밝혔다.

자동차 업계가 게임과 협업하는 진짜 이유



자동차 브랜드와 게임의 협업은 이제 하나의 마케팅 공식으로 자리 잡았다. 포르쉐, 람보르기니 등 여러 브랜드가 이미 게임을 통해 젊은 잠재 고객과 소통하고 있다.

특히 애스턴마틴처럼 실제 양산 계획이 없는 콘셉트카를 게임에서 먼저 공개하는 방식은 효과적이다. 현실에서 구현하기 힘든 과감한 디자인과 기술을 자유롭게 선보이며 브랜드의 창의성을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미래의 핵심 소비층이 될 젊은 게이머들에게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각인시키는 전략이기도 하다.



드레드노트는 오는 10월 23일 출시되는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4’의 DMZ와 워존 모드에서 직접 몰아볼 수 있다.

비록 가상 세계에만 존재하는 모델이지만, 뉴욕에 전시된 실물 크기 모델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번 협업은 자동차와 게임 산업의 경계가 어디까지 허물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