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된 손자... 8년째 이어진 간병 생활 고백
유튜브 채널 출연해 담담하게 털어놓은 가슴 아픈 이야기
유튜브 채널 ‘윤미라’ 캡처
‘국민 할매’로 불리며 전 세대의 사랑을 받는 배우 김영옥이 그동안 숨겨왔던 가슴 아픈 가족사를 털어놓으며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지난 26일 배우 윤미라의 유튜브 채널에는 김영옥이 출연한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서 윤미라는 김영옥을 향해 “말년에 더 꽃을 피웠다”며 깊은 존경심을 표했다. 이에 김영옥은 자신을 “겨울빛을 모아 봄에 꽃을 피우는 나무 같은 사람”이라면서도 “말년이 좋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누구에게나 가정이 순탄치만은 않다”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79세에 겪은 시련, 하반신 마비 손자
김영옥은 “옛 어른들이 ‘배 위에 손 얹기 전 큰소리 말라’고 하셨다”며 “끝까지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조심하라는 뜻”이라고 옛말을 인용했다. 이어 “나한테도 이런 일이 있을 수 있구나 싶은 일들이 생기더라”고 말하며 힘겨운 심경을 내비쳤다.
그가 언급한 ‘이런 일’은 바로 손자의 비극적인 사고였다. 김영옥은 과거 한 방송을 통해 손자가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79세 때 혼난 것 같다”는 표현으로 당시의 참담했던 심정을 전했다. 이 사고로 인해 손자는 물론, 오랜 간병 과정에서 딸의 건강까지 악화됐다고 한다.
김영옥은 “나도, 가족도 아픈 곳이 생긴다. 내일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담담하게 현실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나이를 먹었다고 인생을 다 안다고 할 수는 없다”며 “일하며 인생의 대부분을 보냈지만, 지금 와서 아이들과 남편에게 잘했는지 반성하게 된다”고 덧붙여 숙연함을 안겼다.
노래하다 터져 나온 눈물
영상 말미에는 김영옥이 노래를 부르다 감정이 북받쳐 올라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담겨 보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그의 눈물에는 가족에 대한 사랑과 미안함, 그리고 힘겨운 시간을 견뎌온 세월의 무게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김영옥은 1937년생으로, 1961년 MBC 성우 1기로 데뷔한 이래 6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특유의 카랑카랑한 목소리와 따뜻하면서도 호통치는 할머니 연기로 ‘국민 할매’라는 애칭을 얻으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까지도 드라마 ‘오징어 게임’, ‘갯마을 차차차’, ‘킹더랜드’ 등 인기 작품에 출연하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그의 이번 고백은 화려한 배우의 삶 이면에 감춰진 개인적인 아픔을 보여주며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동시에 경각심을 주고 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