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 안다빈이 남긴 사진 한 장, 조용필의 눈물 어린 배웅…영화인장으로 영면

국민배우 안성기 / 사진 = 아티스트컴퍼니 제공
국민배우 안성기 / 사진 = 아티스트컴퍼니 제공


평온했던 마지막 순간

국민배우 안성기의 마지막 모습은 고요하고 평온했다. 한국영화배우협회는 5일 “유족의 전언에 따르면 안성기의 마지막 모습은 자는 듯 편안했다”고 밝혔다. 안성기는 이날 오전 9시,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 중환자실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았다. 향년 74세다.

장남 안다빈의 사진, 말 없는 작별

사진 = 안다빈 인스타그램
사진 = 안다빈 인스타그램
별세 하루 전인 4일, 장남 안다빈은 자신의 SNS에 사진 한 장을 올렸다. 1993년 개봉작 ‘그 섬에 가고 싶다’ 사진집 속, 카메라를 응시하는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글 한 줄 없었지만, 아들의 마음은 사진만으로도 충분히 전해졌다. 안다빈은 서양화가이자 설치미술가로 활동 중이며, 부친의 건강 악화 소식을 듣고 미국에서 급히 귀국해 마지막 순간을 함께했다. 차남 안필립 역시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동료들의 애도 “잘 이별했다”

빈소를 찾은 박상원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는 “대한민국과 세계 영화인들이 사랑한 배우가 떠났다”며 “편안히 하늘나라에서 연기하고 계실 것이라 믿는다”고 울먹였다.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는 “안성기는 배우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의 품격과 책임을 중시하며 현장을 존중한 진정한 국민배우였다”며 깊은 애도를 전했다.

조용필의 고별 인사 “큰 별이 떨어졌다”

안성기의 절친인 가수 조용필도 한걸음에 빈소를 찾았다. 그는 “아주 좋은 친구였고 늘 곁에 있던 사람”이라며 “완쾌됐다는 소식을 듣고 기뻤는데 이렇게 갑작스러워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큰 별이 떨어졌다. 한국 영화의 큰 별이자 나의 친구였다. 잘 가라, 성기야. 또 만나자”고 눈시울을 붉혔다.

갑작스러운 비보, 끝내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다

안성기는 지난달 30일 자택에서 식사 도중 쓰러져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 중환자실 치료를 받았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갑작스러운 이별이었지만, 유족과 동료들은 그가 마지막까지 품위 있게 떠났다고 전했다.

영화인장으로 배웅

장례는 신영균예술문화재단과 한국영화배우협회 주관의 영화인장으로 치러진다. 명예장례위원장은 신영균, 공동장례위원장에는 배창호 감독과 한국영화배우협회 이갑성 이사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배우 이정재, 정우성 등이 운구에 참여해 마지막 길을 함께한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31호실, 발인은 9일 오전 6시, 장지는 양평 별그리다다다.

170편 넘는 작품으로 남긴 유산

1957년 ‘황혼열차’로 데뷔한 안성기는 ‘바람불어 좋은 날’,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기쁜 우리 젊은 날’, ‘투캅스’,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라디오스타’, ‘화려한 휴가’ 등 170편이 넘는 작품으로 한국 영화사의 한 축을 이뤘다. 스크린 안팎에서 늘 겸손과 책임으로 기억되는 이름, 안성기. 그는 그렇게 한국 영화의 역사 속으로 편안히 돌아갔다.

김지혜 기자 k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