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야구 선수 징역 10년
마약 밀수 사건이 남긴 경고

사진=생성형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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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프로 무대에서 활약했던 야구 선수가 마약 밀수 조직의 총책으로 지목돼 중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태국에서 대량의 케타민을 국내로 들여온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며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이번 사건은 공항의 보안 사각지대를 노린 이른바 ‘릴레이 밀수’ 수법이 사용된 것으로 조사돼 충격을 더하고 있다.

◆ 전직 야구 선수, 태국서 케타민 1.9㎏ 밀수 혐의로 징역 10년

부산지법은 14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직 프로야구 선수 A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40시간의 약물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추징금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태국에서 세 차례에 걸쳐 케타민 약 1.9㎏을 국내로 밀수입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A씨가 마약 밀매 조직의 총책 역할을 맡아 범행을 총괄한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태국의 한 클럽에서 필로폰을 한 차례 투약한 혐의도 함께 받았다.
사진=부산지검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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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결과 밀수된 케타민의 시가는 약 1억2000만 원 상당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인 1회 투약량을 기준으로 하면 약 6만3000여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규모다. 재판부는 인터넷 검색 기록과 지도 검색 내역, 가상화폐 거래 기록,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 등을 종합해 밀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법원은 “다량의 마약류를 국내로 들여온 범행으로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마약 범죄는 적발이 쉽지 않고 수많은 투약자를 양산할 위험이 큰 만큼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함께 기소된 프로그램 개발자 B씨는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은 있었지만 이를 입증할 객관적인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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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항만 통과하면 끝? 갈수록 교묘해지는 밀수 방식

이번 사건에서 눈길을 끈 것은 이른바 ‘릴레이 밀수’ 방식이다. 검찰은 공항 내 감시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공간에서 운반책들이 수십 초 만에 마약을 넘겨받는 방식으로 국내 반입이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최근 국제 마약 조직은 총책과 운반책, 전달책, 자금 관리책을 철저히 분리해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한 사람이 모든 과정을 담당하지 않아 수사망을 피하기 쉽고, 조직원들이 서로를 잘 모르는 구조도 흔하다.

거래 대금은 가상화폐로 주고받고, 연락은 해외 메신저를 이용하는 사례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마약을 식품이나 생활용품, 화장품 등에 숨기거나 국제우편과 특송화물을 이용하는 수법도 계속 진화하고 있다.

수사기관은 일부 조직이 해외여행객이나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찾는 사람들을 운반책으로 끌어들이는 사례도 확인하고 있다. 실제 이번 사건에서도 미성년 자녀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을 운반책으로 활용하려 한 정황이 드러났지만 실행으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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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도 더 이상 ‘마약 청정국’ 아니다

과거에는 마약 범죄가 일부 계층의 문제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연예인과 운동선수, 전문직 종사자, 대학생, 청소년까지 적발 사례가 다양해지고 있다.

해외여행 증가와 국제 배송 확대, SNS와 메신저를 통한 비대면 거래가 늘면서 국내 유입 경로도 훨씬 다양해졌다. 특히 해외에서 합법인 물질이라도 국내에서는 마약류로 지정된 경우가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마약 범죄의 가장 큰 위험은 한 번의 밀수가 성공하면 국내 유통망을 통해 수많은 사람에게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한다. 이번 사건에서 압수된 케타민 역시 수만 명이 투약할 수 있는 규모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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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여행 중 ‘부탁’도 의심해야

수사기관은 해외에서 모르는 사람이 가방이나 물건을 대신 운반해 달라고 부탁할 경우 절대 응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내용물을 몰랐다고 주장하더라도 상황에 따라 형사책임이 인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SNS에서 ‘해외 심부름’, ‘고수익 운반 아르바이트’ 등을 내세운 모집 글도 대표적인 마약 조직의 접근 방식으로 꼽힌다. 짧은 시간에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제안일수록 더욱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이번 전직 야구 선수 사건은 한 개인의 일탈을 넘어 국제 마약 조직이 얼마나 치밀한 방식으로 국내 유통망을 노리고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다. 마약 범죄는 공급망을 차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수사기관의 단속과 함께 국민 개개인의 경각심도 더욱 요구되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