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위가 선물하는 자연의 예술, 사진작가들 새벽부터 몰리는 이유
덕유산 부럽지 않은 수도권 근교 ‘상고대’ 명소, 바로 여기
사진=김광수. 상고대1. 2011 춘천관광사진전
매서운 한파가 기승을 부리는 겨울, 추위를 피해 실내만 찾게 되는 시기다. 하지만 이 추위가 빚어내는 환상적인 풍경을 보기 위해 새벽부터 길을 나서는 이들이 있다. 바로 강원도 춘천 소양강 일대에 펼쳐지는 ‘상고대’를 보기 위해서다. 서울에서 한 시간이면 닿는 이곳에서 마치 영화 ‘겨울왕국’의 한 장면 같은 비현실적인 설경을 마주할 수 있다.
자연이 빚어낸 순백의 얼음꽃 상고대
상고대는 순우리말로,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날 공기 중의 수증기나 안개가 나뭇가지 등에 얼어붙어 만들어지는 얼음 결정을 말한다. 기상학 용어로는 무빙(霧氷), 한자어로는 수빙(樹氷)이라고도 불린다. 습도, 기온, 바람 세 가지 조건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져야만 피어나는 까다로운 현상이다.특히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고 습도가 90% 이상으로 높은 맑은 날, 바람이 살랑이는 새벽에 가장 아름다운 상고대를 관찰할 수 있다. 나뭇가지마다 하얗게 피어난 모습이 마치 눈꽃이나 산호초를 연상시켜 겨울 산의 신비로움을 더한다.
사진=유향미. 소양강 상고대. 2017 춘천관광사진전
수도권에서 만나는 겨울왕국 소양강
국내에는 덕유산, 태백산 등 여러 상고대 명소가 있지만, 춘천 소양강은 수도권에서의 뛰어난 접근성으로 주목받는다. 험준한 산을 오르지 않고도 강변에서 편안하게 황홀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소양강 상고대가 유독 아름다운 이유는 소양강댐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만들어내는 ‘물안개’ 덕분이다. 겨울에도 상대적으로 수온이 높은 소양강 물 위로 피어오른 물안개가 춘천 분지의 차가운 공기와 만나 나뭇가지에 그대로 얼어붙는다. 이렇게 형성된 상고대는 강변을 따라 끝없이 이어지며 순백의 터널을 만들어낸다.
사진작가들의 성지로 불리는 이유
사진=권희연. 상고대 꽃봉우리. 2018 춘천관광사진전
상고대가 절정을 이루는 겨울 새벽, 소양강변은 삼각대를 든 사진작가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이들은 떠오르는 여명과 함께 시시각각 변하는 빛의 향연, 그리고 상고대의 모습을 한 컷에 담기 위해 추위도 잊은 채 셔터를 누른다.
특히 소양강 상고대는 다른 명소와 달리 특별한 피사체를 제공한다. 하얀 얼음꽃이 핀 나뭇가지와 몽환적인 물안개 사이를 유유히 헤엄치는 가마우지 떼의 모습은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킨다. 이처럼 정적인 설경에 동적인 생명력이 더해져 사진작가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최고의 겨울 출사 명소로 꼽힌다.
사진=신현준. 상고대 촬영. 2011 춘천관광사진전
박서우 기자 swoo@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