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사진 한 장에 여행지 됐다
관광지 아니었던 ‘이 나라’ 겨울 반전
‘관광지’라는 말과는 거리가 멀었던 나라들이 최근 겨울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유명 랜드마크나 패키지 코스 대신, SNS를 통해 확산된 사진과 짧은 영상이 계기가 됐다. 눈 덮인 골목, 고요한 설경, 현지인 일상 속 겨울 풍경이 ‘숨은 여행지’를 찾는 여행자들의 시선을 끌면서다. 여행 플랫폼과 항공업계 역시 최근 1~2년 사이 이런 변화가 뚜렷해졌다고 분석한다.
사진=아르메니아
대표적인 곳이 코카서스 지역의 아르메니아다. 과거에는 역사·종교 유적 중심의 소규모 여행지로 알려졌지만, 최근 겨울 풍경이 담긴 SNS 콘텐츠가 빠르게 확산되며 관심이 높아졌다. 수도 예레반 인근 고원과 설산, 겨울 햇살이 내려앉은 구시가지 풍경은 ‘유럽 같지만 낯선 겨울 도시’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관광객이 붐비지 않는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히며, 조용한 겨울 여행을 원하는 이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로 떠올랐다.
이탈리아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로마·베네치아 같은 전통 관광지가 아닌, 북부 알프스 인근의 소도시들이 SNS를 통해 주목받고 있다. 남티롤과 트렌티노 지역의 작은 도시들은 크리스마스 시즌과 겨울 설경이 어우러진 사진이 퍼지면서 ‘사진이 잘 나오는 겨울 도시’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현지 마켓, 설산을 배경으로 한 골목길, 소규모 카페 풍경이 인플루언서 콘텐츠를 통해 확산되며 검색량이 늘고 있다.
사진=산티아고
“여긴 관광지 아니었는데”…겨울 풍경 하나로 뜬 나라들
남미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 칠레 산티아고 인근 지역은 대도시와 안데스 산맥이 동시에 담기는 겨울 풍경이 SNS를 통해 재조명됐다. 기존에는 비즈니스·경유 도시 이미지가 강했지만, 겨울철 도시 전망과 설산이 어우러진 사진이 확산되며 ‘자연과 도시를 동시에 즐기는 겨울 여행지’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짧은 일정으로도 색다른 풍경을 담을 수 있다는 점이 여행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아프리카와 중동 인접 지역에서도 의외의 겨울 여행지가 등장했다. 사막 인근 고지대나 황량한 지역이 겨울철 이색 풍경으로 SNS에 노출되면서 ‘관광지로 생각하지 않았던 나라’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 것이다. 눈이나 서리가 얹힌 풍경, 비현실적인 색감의 자연 사진은 여행 목적지 선택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사진=생성형이미지
전문가들은 SNS 중심의 여행 트렌드 변화를 원인으로 꼽는다. 기존 관광지는 이미 수많은 사진과 정보가 축적돼 신선도가 떨어진 반면, 덜 알려진 나라와 도시의 겨울 풍경은 새로운 콘텐츠로 소비되기 쉽다는 것이다. 여기에 항공 노선 확대, 무비자·간소화된 입국 절차 등 접근성 개선도 영향을 미쳤다.
또 하나의 요인은 ‘비성수기 감성’이다. 관광객이 몰리지 않는 겨울 시즌에 오히려 고요한 풍경과 현지 일상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최근 여행 플랫폼들이 발표한 겨울 여행 트렌드에서도 ‘덜 붐비는 나라’, ‘사진으로 발견한 여행지’가 주요 키워드로 등장하고 있다.
전통적인 관광지의 틀을 벗어난 겨울 여행은 앞으로도 계속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유명하지 않았기에 더 신선한 풍경, SNS 한 장으로 시작된 관심이 실제 여행으로 이어지는 흐름이다. 올겨울, ‘원래 관광지 아니었던 나라’에서 예상치 못한 겨울 풍경을 만나는 것도 새로운 여행의 방식이 되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