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폭등에 해외여행 비상
“배 타고 일본 가면 더 싸다”
유가가 오르자 여행 방식도 바뀌고 있다. 항공권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비행기 대신 ‘배’를 선택하는 해외여행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4월 기준 항공 유류할증료는 전월 대비 최대 3배 가까이 상승한다. 단거리 노선 기준 편도 4~6만 원 수준까지 올라, 왕복 시 인당 10만 원 이상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구조다. 장거리 노선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유류할증료만으로도 20만 원 이상이 붙으면서 전체 여행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진=생성형 이미지
일본·중국·러시아…배로 갈 수 있는 해외여행지
한국에서 배로 갈 수 있는 해외여행지는 크게 일본, 중국, 러시아로 나뉜다.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는 일본이다. 부산항에서 출발하는 노선이 가장 활발하며, 후쿠오카, 시모노세키, 오사카 등 주요 도시로 연결된다. 특히 후쿠오카행은 저녁에 출발해 배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도착하는 일정이 가능해 ‘숙박비 절약’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대마도는 1~2시간이면 도착하는 초단거리 노선으로 당일치기 여행도 가능하다.
중국 노선은 인천과 평택에서 출발해 칭다오, 웨이하이, 옌타이 등 산둥반도 주요 도시로 연결된다. 소요 시간은 12~20시간으로 긴 편이지만, 대형 페리 형태로 운항돼 선내 식당, 휴식 공간 등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어 ‘이동 자체가 여행’인 크루즈형 경험을 제공한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노선도 존재하지만, 최근 국제 정세와 선박 운영 상황에 따라 운항 변동이 잦아 사전 확인이 필수다.
사진=위동페리
항공 vs 배…가격 구조 완전히 다르다
비용 구조를 보면 차이는 더 명확하다. 항공은 연료비 비중이 높아 유가 상승이 곧바로 가격에 반영된다. 반면 배는 연료 사용량 대비 가격 반영 속도가 느려 단기적으로 비용 안정성이 높다.
실제 일본 노선을 기준으로 보면 항공권은 20~40만 원대에 유류할증료까지 추가되는 반면, 배편은 기본 운임이 8~15만 원 수준으로 시작한다. 여기에 유류할증료 역시 편도 1~2만 원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낮다.
또한 수하물 규정에서도 차이가 크다. 항공은 일정 무게를 넘기면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만, 배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쇼핑이나 장비 여행에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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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배 여행이 항상 저렴한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변수는 ‘시간 비용’이다. 부산 출발 노선을 이용해야 하는 경우, 수도권 여행자는 KTX 이동 비용과 시간을 추가로 고려해야 한다. 이 경우 특가 항공권과 비교해 가격 차이가 줄어들 수 있다.
또한 장시간 이동으로 인한 체력 부담, 날씨에 따른 운항 변수도 존재한다.
반대로 조건이 맞으면 확실히 유리하다. 부산·경남권 거주자이거나, 짐이 많은 여행, 혹은 숙박비를 아끼려는 일정이라면 배 여행은 비용을 30~50% 이상 절약할 수 있는 선택지가 된다.
사진=부산에어, 페리사진
최근 여행 트렌드는 단순 이동을 넘어 ‘경험’으로 확장되고 있다. 배 여행은 이동 시간 자체를 콘텐츠로 바꾼다. 바다 위에서 보내는 하룻밤, 항구 도착의 설렘, 그리고 천천히 목적지에 닿는 과정은 비행기에서는 느낄 수 없는 경험이다.
유가 상승이라는 외부 변수 속에서, 여행자들은 다시 ‘가성비와 경험’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방법을 찾고 있다. 지금, 배를 타고 떠나는 해외여행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