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마력 고성능도 소용 없었다… 비슷한 가격에 등장한 셀토스

소비자 선택 가른 결정적 차이, 예상 밖 디테일에 있었다

쏘울 항공샷 / 사진=기아
쏘울 항공샷 / 사진=기아


2019년 기아 매장에서 쏘울 부스터를 보던 이들의 눈길은 같은 해 등장한 셀토스로 향했다. 독특한 디자인과 204마력이라는 강력한 성능을 갖췄지만, 소비자의 최종 선택을 받기엔 무언가 부족했다.

두 차량의 시작 가격 차이는 불과 15만원. 이 작은 차이가 만든 결과는 쏘울의 국내 단종이었다. 쏘울의 판매 부진을 단순히 호불호 갈리는 ‘박스형 디자인’ 탓으로만 돌리기 어려운 배경이 여기에 있다.

204마력보다 먼저 보인 15만원 가격표



쏘울 후측면 / 사진=기아
쏘울 후측면 / 사진=기아


쏘울 부스터는 2019년 1월, 1.6 터보 엔진을 얹고 최고출력 204마력, 시작가 1914만원으로 등장했다. 같은 해 7월 출시된 셀토스 1.6 터보는 177마력에 1929만원부터 시작했다. 출력과 기본 가격만 보면 쏘울의 매력은 분명했다.

하지만 출퇴근과 주말 가족 나들이를 겸할 차를 고르는 입장은 다르다. 27마력의 출력 차이보다 뒷좌석 공간과 편의사양이 더 중요하게 다가올 수 있다. 쏘울의 높은 출력은 운전 재미를 중시하는 소비자에겐 장점이었지만, 비슷한 가격대의 셀토스는 더 넓은 고객층을 겨냥하고 있었다.

돈 더 내도 채울 수 없었던 결정적 사양



쏘울 측면 / 사진=기아
쏘울 측면 / 사진=기아




실제 구매 단계로 들어가면 차이는 더 선명해진다. 당시 여러 선택 품목을 더한 쏘울 부스터의 가격은 약 2695만원, 셀토스 가솔린 2WD 모델은 2915만원 수준에서 비교됐다. 약 220만원의 가격 차이가 발생했다.

정작 중요한 부분은 이 가격 차이가 아니었다. 쏘울 가솔린 모델에는 돈을 더 내도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EPB)와 2열 송풍구를 추가할 수 없었다. 반면 셀토스는 해당 사양을 선택지에 포함했다.

가족과 함께 탈 차라면 엔진 출력을 마음껏 쓸 기회보다 2열 송풍구가 필요한 순간이 더 잦다. 상위 트림으로 가도 아쉬움이 남는 차와, 가격을 조금 더 지불하면 원하는 장비를 얻을 수 있는 차는 구매 과정에서 완전히 다른 경험을 준다.

쏘울 실내 1열 / 사진=기아
쏘울 실내 1열 / 사진=기아


박스카 디자인이 정말 문제였을까



쏘울은 북미 시장에서 5년여 만에 50만대 판매를 돌파할 만큼 해외에서는 존재감을 인정받았다. 네모난 차체 자체가 실패의 원인이었다면 다른 시장에서의 성공을 설명하기 어렵다. 국내 시장에서의 부진은 소비자들이 차에 기대하는 역할과 관련이 깊다.

개성 있는 디자인과 운전의 즐거움을 원했다면 쏘울이 좋은 선택지였다. 그러나 가족을 태우고 짐까지 실어야 하는 다목적 소형 SUV 시장에서, 공간과 편의사양을 앞세운 셀토스가 더 설득력 있는 답을 제시했을 뿐이다.

쏘울 전측면 / 사진=기아
쏘울 전측면 / 사진=기아


쏘울은 2021년 국내 판매를 종료했지만, 이후에도 광주공장에서 수출용 생산은 계속됐다. 글로벌 단종이 결정된 2025년은 광주공장의 전기차(EV5) 양산 준비 등 생산 라인 재편과 맞물린 시점이다. 따라서 2021년의 내수 부진과 몇 년 뒤의 생산 재편을 직접 연결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

결국 쏘울은 204마력 엔진과 개성이라는 뚜렷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바로 옆에 선 셀토스가 제시한 ‘보편적 가치’ 앞에서 자신을 선택해야 할 이유를 더 넓게 증명하지 못했다.

쏘울 전측면 / 사진=기아
쏘울 전측면 / 사진=기아


쏘울 실내 1열 / 사진=기아
쏘울 실내 1열 / 사진=기아


쏘울 실내 2열 폴딩 / 사진=기아
쏘울 실내 2열 폴딩 / 사진=기아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