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첫 달 32대 팔렸지만... 북미선 판매량 62% 급감하며 ‘역성장’
스테인리스 외골격에 안전성 논란까지... 1억 4500만 원 값어치 할까

사이버트럭/출처-테슬라
사이버트럭/출처-테슬라




테슬라의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이 드디어 국내 도로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1억 4500만 원에 달하는 높은 가격과 함께 각종 논란에 휩싸이며 한국 시장 안착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사이버트럭은 지난 11월 국내에서 총 32대가 신규 등록되며 본격적인 판매 시작을 알렸다. AWD 트림 6대, 상위 트림인 사이버비스트가 26대 팔렸다. 테슬라코리아는 지난 8월 예약 고객 대상 행사에 이어 11월 1호차 인도식을 열며 기대감을 높였다.

국내 도로엔 너무 큰 덩치… 주차 대란 불 보듯



사이버트럭/출처-테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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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차량이 공개되자마자 거대한 차체가 한국 도로 환경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쏟아진다. 사이버트럭의 전폭은 2027mm, 전장은 5683mm에 달한다. 이는 국산 대형 SUV인 현대차 팰리세이드보다 월등히 큰 수치다.

국내 주차 공간의 평균 폭이 2.3~2.5m인 점을 감안하면, 양옆에 차가 있을 경우 문을 열고 내리기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문콕’ 사고는 물론이고 주차 자체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실용성보다는 상징성을 중시하는 일부 마니아층을 제외하고는 대중적인 선택을 받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로 위 흉기 논란… 보행자 안전은 어디에



디자인만큼이나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바로 안전 문제다. 사이버트럭은 일반적인 자동차처럼 충격을 흡수하는 구조 대신, 단단한 스테인리스 스틸 외골격 구조를 채택했다. 이 때문에 사고 발생 시 충격이 고스란히 상대 차량이나 보행자에게 전달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움직이는 흉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자동차 전문가는 “차량 외부가 충격을 흡수하지 못하고 그대로 튕겨내면 특히 보행자 사고 시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밖에도 혹한기 배터리 효율 저하 문제, 라이트 바에 눈이 쌓여 시야를 가리는 문제 등 실용성에 대한 의문도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사이버트럭/출처-테슬라
사이버트럭/출처-테슬라


본고장 미국에서도 외면… 엇갈리는 테슬라의 희비



이미 본고장인 북미 시장에서는 품질과 실용성 논란으로 판매량이 급감하는 추세다. 사이버트럭의 3분기 북미 판매량은 5385대로 전년 동기 대비 62%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미국 전기차 시장이 30% 성장한 것과 극명하게 대조적이다. 높은 가격에 비해 소프트웨어 안정성, 내부 마감, 충전 인프라 호환성 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러한 사이버트럭의 부진과 별개로, 테슬라코리아의 전체 실적은 고공행진 중이다. 테슬라는 지난 11월 국내에서 7632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1위에 올랐다. 이는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 판매량을 합친 것(6971대)보다도 많은 수치다. 주력 모델인 모델 Y 후륜구동(4604대)과 모델 3 후륜구동(1215대)이 실적을 견인했다.

사이버트럭/출처-테슬라
사이버트럭/출처-테슬라


독특한 개성을 중시하는 마니아층에게 사이버트럭이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는 있지만, 각종 논란과 실용성 문제를 딛고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기엔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

사이버트럭/출처-테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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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