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냄새만 맡아도 간다?”... 힘과 연비 다 잡은 하이브리드 괴물
회장님도, 캠핑족도 줄 섰다... 취향 따라 고르는 3가지 반전 매력
LX 700h / 렉서스
국내 프리미엄 대형 SUV 시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강남 싼타페’로 불릴 만큼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포르쉐 카이엔이나, 국산 럭셔리의 자존심 제네시스 GV80이 장악하고 있던 시장에 묵직한 도전장이 날아들었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렉서스다. 렉서스가 브랜드 최상위 플래그십 SUV인 ‘LX 700h’를 한국 시장에 공식 출시했다. 1996년 첫 등장 이후 무려 29년 만의 한국 상륙이다.
렉서스 코리아는 이번 출시를 통해 전동화 시대에도 ‘럭셔리’와 ‘오프로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단순히 덩치만 키운 것이 아니다. 렉서스가 그동안 쌓아온 정숙성과 내구성, 그리고 하이브리드 기술력을 총동원해 완성한 이 모델은 출시와 동시에 자동차 애호가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29년의 기다림, 하이브리드로 답하다
LX 700h 실내 / 렉서스
이번에 출시된 디 올 뉴 LX 700h는 4세대 완전 변경 모델이다. 가장 큰 특징은 역시 파워트레인이다. LX 시리즈 역사상 최초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했다. 최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으로 인해 다시금 하이브리드 차량이 각광받는 시점에서 매우 시의적절한 전략이라는 평가다.
단순히 연비 효율만을 위한 세팅이 아니다. 3.5리터 V6 트윈 터보 엔진에 고출력 모터를 더하고, 여기에 10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렸다. 그 결과 시스템 총출력 464마력이라는 괴물 같은 힘을 뿜어낸다. 육중한 차체임에도 불구하고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모터가 즉각적으로 개입해 가볍게 차체를 밀어낸다. 고속 주행에서는 렉서스 특유의 정숙성이 돋보이며, 거친 노면에서는 강력한 토크로 험로를 주파한다.
회장님부터 캠핑족까지, 3색 매력
한국 소비자의 까다로운 입맛을 맞추기 위해 렉서스는 영리한 선택을 했다. 단일 모델로 승부하는 것이 아니라 ‘VIP’, ‘LUXURY’, ‘OVERTRAIL’ 등 세 가지 버전으로 세분화해 출시한 것이다. 이는 의전용 차량을 찾는 법인 수요와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기는 개인 수요를 동시에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VIP 트림은 그야말로 ‘달리는 집무실’이다. 뒷좌석에 리클라이닝 기능과 다리를 편안하게 받쳐주는 오토만, 그리고 무중력 자세 설계가 적용되어 이동 중에도 최상의 휴식을 제공한다. 반면 OVERTRAIL 트림은 정통 오프로더의 감성을 자극한다. 험로 주행에 특화된 기능과 디자인 요소를 적용해 주말마다 자연으로 떠나는 캠핑족들의 구매욕을 자극한다. LUXURY 트림은 이 두 가지 장점을 균형 있게 버무려 일상과 레저를 모두 아우른다.
LX 700h 실내 / 렉서스
탱크 같은 덩치에 숨겨진 섬세함
외관 디자인은 압도적이다. 전면부를 꽉 채운 대형 프레임리스 스핀들 그릴은 멀리서도 렉서스임을 한눈에 알게 한다. 플로팅 바 구조를 적용해 기존의 투박함을 덜어내고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더했다. 측면부는 두껍고 수평적인 라인을 강조해 대형 SUV 특유의 안정감을 주며, 후면부까지 이어지는 실루엣은 단단한 바위 같은 인상을 준다.
실내는 ‘타즈나 콕핏’ 콘셉트를 적용해 운전자가 주행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화려한 기교보다는 직관적인 사용성에 초점을 맞춘 구성이다. 듀얼 디스플레이를 통해 내비게이션 정보와 차량 상태 정보를 명확하게 분리하여 보여주는 점도 인상적이다. 이는 렉서스가 지향하는 ‘인간 중심의 럭셔리’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근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특히 1억 원이 훌쩍 넘는 고가 라인업에서도 ‘조용하고 힘 좋은’ 하이브리드 SUV를 찾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GLS나 BMW X7,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등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이 시장에 렉서스 LX 700h가 가세하면서 판도는 더욱 흥미로워질 전망이다. 제네시스 역시 GV90 등 초대형 전동화 모델을 준비하고 있지만, 당장 하이브리드 대형 SUV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LX 700h는 거부할 수 없는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LX 700h / 렉서스
LX 700h / 렉서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