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달부터 판매량으로 증명된 현대차그룹의 역할 분담, ‘세단은 현대, RV는 기아’ 공식 굳히기
아반떼·쏘나타·그랜저로 내수 방어한 현대차와 쏘렌토·카니발로 시장 장악한 기아, 형제 브랜드의 성공적인 교통정리
그랜저 - 출처 : 현대자동차
새해 자동차 시장의 포문이 열리자마자 현대자동차그룹의 집안 정리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현대차는 전통의 강자인 세단 라인업으로 내수 시장을 굳건히 지켰고, 기아는 압도적인 RV(레저용 차량) 판매량으로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을 끌어모았다. 사실상 한 지붕 아래 두 브랜드가 역할 분담을 통해 국내 시장을 완벽하게 장악하는 모양새다.
굳건한 세단 왕국 현대차
1월 국내 자동차 판매 실적에 따르면 현대차는 전년 동기 대비 9.0% 증가한 판매고를 올리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이 성과의 중심에는 아반떼(5,244대), 쏘나타(5,143대), 그랜저(5,016대)라는 막강한 세단 삼각편대가 있었다. 이들 세 차종은 나란히 월 5,000대 이상 판매되는 저력을 과시하며 현대차 전체 승용차 판매량의 98.4%라는 경이로운 수치를 기록했다.
전 세계적으로 SUV가 대세로 자리 잡았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여전히 세단에 대한 수요가 탄탄하다는 점을 현대차가 실적으로 입증한 것이다. 특히 ‘성공의 상징’으로 불리는 그랜저부터 ‘국민 첫차’ 아반떼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라인업의 힘은 특정 히트 모델에 의존하지 않는 현대차의 안정성을 보여준다.
쏘렌토 - 출처 : 기아
기아의 무기 압도적인 RV 라인업
반면, 기아의 전략은 처음부터 RV에 집중됐다. 1월 내수 판매량 4만 3,107대 중 무려 64.0%에 달하는 2만 7,584대가 RV 모델이었다. 판매된 차량 10대 중 6대 이상이 RV인 셈이다.
그 선봉에는 ‘아빠들의 드림카’로 불리는 쏘렌토가 있었다. 쏘렌토는 1월 한 달간 8,388대가 팔리며 현대차와 기아를 통틀어 전체 판매량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여기에 스포티지(6,015대)와 ‘패밀리카의 제왕’ 카니발(5,278대)이 강력하게 뒤를 받치며 기아의 RV 제국을 완성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기아의 세단인 K5(2,752대)와 K8(2,135대)은 경쟁 모델인 쏘나타와 그랜저 판매량의 절반 수준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집안싸움 대신 시너지 택한 전략
카니발 - 출처 : 기아
결과적으로 현대차그룹은 두 브랜드의 정면충돌을 피하고 각자의 강점에 집중하는 영리한 분업 구조를 완성했다. 현대차는 전통적인 세단 구매층과 보수적인 소비자를 흡수하며 시장의 기반을 다지고, 기아는 실용성과 넓은 공간을 원하는 패밀리 수요를 독점하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이러한 전략은 불필요한 내부 경쟁으로 인한 비용을 줄이고, 그룹 전체의 시장 지배력을 극대화하는 효과를 낳는다. 한 업계 관계자는 “두 브랜드의 색깔이 명확해지면서 소비자들 역시 자신의 필요에 따라 브랜드를 선택하게 된다”며 “1월 판매 실적은 현대차그룹의 역할 분담 전략이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명확한 증거”라고 분석했다.
아반떼 - 출처 : 현대자동차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