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판매량보다 브랜드 가치에 집중하는 ‘전략 2035’ 전격 공개.
최근 실적 감소에도 불구하고 조직 개편과 신차 포트폴리오 확대를 선언했다.
마칸 일렉트릭 - 출처 : 포르쉐
오랫동안 수많은 운전자의 가슴을 설레게 한 ‘드림카’ 포르쉐. 하지만 이제 그 꿈이 조금 더 멀어질지도 모르겠다. 포르쉐가 최근 발표한 중장기 경영 전략 ‘전략 2035’는 브랜드의 미래 방향성을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 핵심은 양적 성장보다 질적 가치를 우선하고, 제품군을 더 높은 곳으로 확장하며, 이를 위해 과감한 체질 개선에 나선다는 것이다. 쌀쌀한 3월, 포르쉐가 전한 소식은 무엇을 의미할까?
판매량보다 가치, 중국 시장까지 겨냥
포르쉐의 새 전략 중심에는 ‘판매량보다 가치(Value over Volume)’라는 원칙이 자리 잡고 있다. 단순히 많이 파는 것보다 브랜드의 희소성과 수익성을 지키는 데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특히 경쟁이 치열해지는 중국 시장을 고려한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911 터보 S - 출처 : 포르쉐
이는 브랜드 가치를 최상위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소유하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만족감을 주는 럭셔리 브랜드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선언과도 같다. 이를 위해 신임 CEO 마이클 라이터스는 조직 구조를 단순화하고 관리 단계를 축소하는 등 효율성 극대화를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인력 감축 가능성도 열어두며 강력한 개편 의지를 드러냈다.
전기차부터 하이브리드까지 라인업 대대적 확장
포르쉐는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순수 전기차, 내연기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아우르는 ‘멀티 파워트레인’ 전략을 유지하면서 라인업을 더욱 다채롭게 꾸릴 계획이다. 마칸 일렉트릭에 이어 브랜드의 핵심 모델인 카이엔의 순수 전기차 버전 생산 확대가 대표적이다.
911 터보 S - 출처 : 포르쉐
동시에 현재 라인업보다 더 높은 최상위 세그먼트 모델 개발도 논의 중이다. 스포츠카 라인업 역시 강화된다. 최근 공개된 신형 911 터보 S는 ‘T-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한 엔진을 얹어 역대 가장 강력한 성능을 자랑한다. 포르쉐는 2026년에도 새로운 고성능 파생 모델을 선보이며 스포츠카 명가의 자존심을 이어갈 예정이다.
실적 부진 속 꺼내 든 미래를 위한 카드
포르쉐의 이러한 과감한 변화는 최근 겪은 실적 부진과 무관하지 않다. 2025년 포르쉐의 매출과 영업이익, 글로벌 판매량은 모두 전년 대비 감소했다. 하지만 이는 미래를 위한 투자의 성격이 짙다.
카이엔 일렉트릭 - 출처 : 포르쉐
영업이익 감소분에는 제품 전략 재편과 조직 구조 개편, 배터리 사업 투자, 미국 관세 영향 등 약 39억 유로에 달하는 일회성 비용이 포함됐다. 당장의 아픔을 감수하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랜드의 체력을 키우겠다는 계산이다. 포르쉐는 2026년 매출을 약 350억~360억 유로 수준으로 예상하며, 점진적인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결국 포르쉐의 이번 전략은 더 단단하고, 더 높은 곳을 향하기 위한 숨 고르기인 셈이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