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 속 지각변동 예고. 중국 브랜드의 무서운 약진 속에 테슬라는 왜 3위로 추락했을까.

굳건한 1위 BYD마저 점유율 하락, 현대차그룹은 8위를 유지하며 선방했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BYD 씨라이언7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BYD 씨라이언7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2,147만 대. 2025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받아든 성적표다. 전년 대비 21.5% 성장하며 외형을 키웠지만, 과거와 같은 폭발적인 기세는 한풀 꺾인 모양새다. 시장의 관심은 단순한 판매량 증가가 아닌, 순위표 안에서 벌어지는 지각변동에 쏠리고 있다. ‘절대 강자’로 군림하던 브랜드의 추락과 무섭게 세를 불리는 중국의 약진, 그리고 한국 대표 주자의 고군분투가 교차하고 있다. 대체 전기차 시장의 판을 뒤흔드는 ‘이상 신호’의 정체는 무엇일까.

왕좌는 지켰지만… 흔들리는 1위 BYD



시장 조사 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의 BYD는 약 412만 대를 판매하며 1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전체 시장이 20% 이상 성장하는 동안 BYD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0.6% 감소하며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이는 고스란히 시장 점유율 하락(4.2%p 감소)으로 이어졌다.

그 빈자리를 같은 중국계인 지리그룹이 무섭게 파고들었다. 볼보, 폴스타, 지커 등 다양한 브랜드를 앞세운 지리그룹은 전년 대비 56.8%라는 경이로운 성장률을 기록하며 222만 대 이상을 판매했다. BYD와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며 새로운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테슬라 모델3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테슬라 모델3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테슬라의 추락, 혁신의 아이콘 어디로



시장 참여자들에게 더 큰 파장을 일으킨 것은 단연 테슬라의 부진이다. 한때 전기차 시장의 ‘혁신’과 동의어였던 테슬라는 전년 대비 8.6% 감소한 163만 대 판매에 그치며 3위로 내려앉았다. 브랜드의 판매량 대부분을 책임지는 핵심 모델, 모델3와 모델Y의 판매량이 7%나 줄어든 것이 결정적이었다.

문제는 특정 지역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유럽(-19.6%), 중국(-4.8%), 그리고 텃밭인 북미(-12.8%) 시장까지 주요 거점 모두에서 판매량이 뒷걸음질 쳤다. 특히 북미 시장의 경우 세액 공제 혜택이 종료된 여파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한때의 열풍이 식고 경쟁 모델이 늘어나면서 테슬라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군분투 현대차, 8위 수성했지만 가시밭길



글로벌 브랜드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61만 3천 대를 판매하며 8위를 지켰다. 전년 대비 11.4% 성장하며 주요 완성차 그룹 중 비교적 안정적인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순수전기차(BEV) 부문에서는 아이오닉5와 신차 EV3가 판매를 이끌었고, 캐스퍼 EV(인스터) 등 소형 및 전략형 모델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긍정적 반응을 얻으며 라인업 다각화에 성공했다.

하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EV6와 EV9, 코나 일렉트릭 등 기존 주력 모델의 판매는 다소 둔화된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세계 전기차 시장의 64.3%를 차지하는 중국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현지 브랜드의 공세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제는 단순히 좋은 차를 만드는 것을 넘어, 급변하는 시장의 흐름을 읽고 생존을 모색해야 할 때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