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그랜저를 정조준한 BYD 씰 08 등장, 300km 순수 전기 주행거리로 시장 판도를 뒤흔들까.

압도적인 크기와 충전 성능 뒤에 숨겨진 의외의 단점은 무엇일까.

BYD 씰 08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BYD 씰 08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는 중국 BYD가 또 하나의 야심작을 내놓았다. 플래그십 세단 ‘씰(Seal) 08’이 그 주인공이다. 이 차량은 단순히 또 하나의 신차가 아니다. 압도적인 순수 전기 주행거리, 현대차 그랜저를 넘어서는 차체, 그리고 혁신적인 기술을 무기로 국내 대형 세단 시장에 강력한 도전장을 던졌다. 하지만 이 모든 장점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구매를 망설이게 할 약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주유소 잊게 만드는 300km 전기 주행



씰 08의 가장 큰 무기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인 DM-p 버전이다. 이 모델은 무려 45.36kWh에 달하는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했다. 웬만한 소형 순수 전기차와 맞먹는 수준이다.
덕분에 전기 모드로만 최대 300km(WLTC 기준)를 주행할 수 있다. 서울에서 대전까지 추가 주유나 충전 없이 오직 전기로만 갈 수 있는 거리다. 통계에 따르면 한국 직장인의 평균 출퇴근 거리는 왕복 30~40km 수준인데, 이를 고려하면 사실상 일주일 내내 기름 한 방울 쓰지 않고 운행이 가능한 셈이다. 장거리 주행 시에만 내연기관을 사용하는 합리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BYD 씰 08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BYD 씰 08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그랜저도 한 수 접는 압도적 공간



차체 크기 역시 국내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전장 5,150mm, 전폭 1,999mm의 당당한 체격을 자랑하며 도로 위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특히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는 3,030mm로, ‘국민 아빠차’ 그랜저(2,895mm)보다 135mm나 길다.
이는 2열 레그룸의 압도적인 여유로 직결돼, 뒷좌석에 가족을 태울 일이 많은 4050세대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여기에 후륜 조향 시스템을 적용해 거대한 차체에도 불구하고 민첩한 코너링을 가능하게 했고, BYD의 독자적인 에어 서스펜션 ‘DiSus-A’를 채택하여 대형 세단 특유의 부드럽고 안정적인 승차감을 구현했다. 패밀리카로서의 매력을 극대화한 전략이다.

화려한 스펙 뒤에 숨은 그림자



BYD 씰 08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BYD 씰 08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하지만 이처럼 화려한 스펙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르는 법이다. 가장 큰 우려는 역시 무게다. 300km 주행을 위한 대용량 배터리는 필연적으로 차량의 공차중량을 증가시킨다. 이는 타이어 마모를 가속화하고, 배터리가 소진된 하이브리드 모드 주행 시 연비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
자동차는 단순히 개별 기술의 합이 아닌, 모든 요소가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복합적인 제품이다. 뛰어난 전기 주행 성능이 무거운 차체로 인한 운동 성능 저하나 낮은 내연기관 연비로 상쇄된다면 소비자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 거대한 배터리 팩이 트렁크 공간을 얼마나 차지하는지도 실용성 측면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BYD 씰 08의 등장은 연비와 효율성을 중심으로 전략을 짜온 국산 하이브리드 시장에 새로운 화두를 던진다.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편견을 뛰어넘는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브랜드의 공세가 거세다. 과연 국내 제조사들이 이 도전에 어떻게 응수할지, 그리고 깐깐한 국내 소비자들의 선택은 어디로 향할지 시장의 관심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