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사이에서 고민했다면, 이 차가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충전 스트레스 없이 서울-부산 왕복도 가능, 현대차가 꺼내든 비장의 카드.



최근 도로 위에서 포착된 위장막 싼타페의 정체에 관심이 쏠린다. 기존 모델과 외형은 비슷하지만, 시장의 판도를 바꿀 핵심 기술을 품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현대차가 꺼내든 카드는 바로 압도적인 ‘주행거리’와 ‘전기차’의 장점, 그리고 ‘내연기관’의 효율을 결합한 새로운 방식이다. 과연 이 차는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사이에서 고민하던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이 차량의 정체는 바로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 EREV(Extended Range Electric Vehicle)다. 이름은 생소할 수 있지만 개념은 명확하다. 기존 하이브리드가 엔진과 모터가 수시로 구동에 개입하는 것과 달리, EREV는 오직 전기 모터의 힘으로만 바퀴를 굴린다. 내연기관 엔진은 바퀴와 직접 연결되지 않고, 오직 배터리를 충전하는 ‘비상용 발전기’ 역할만 수행한다. 한마디로 전기차에 작은 엔진을 얹은 셈이다.

전기차 충전 불안, 960km 주행거리로 잠재우다





전기차 시대의 가장 큰 걸림돌은 무엇이었을까. 많은 운전자들이 충전 인프라 부족과 긴 충전 시간, 그리고 실제 주행거리와 차이가 나는 ‘뻥연비’에서 오는 불안감을 토로한다. 싼타페 EREV는 이 모든 고민을 정면으로 돌파한다. 한 번의 주유와 완충으로 최대 960km에 달하는 주행거리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이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왕복(약 800km)하고도 여유가 남는 압도적인 수치다. 매일 출퇴근처럼 100km 내외의 짧은 거리는 순수 전기로만 운행해 유류비를 아끼고, 5월의 화창한 주말처럼 장거리 여행이 필요할 땐 주유만으로 주행거리 걱정을 완전히 덜 수 있다. 더 이상 고속도로 휴게소 충전기 앞에서 길게 줄을 설 필요가 없는 것이다.

내연기관은 거들 뿐, 운전의 즐거움은 그대로



그렇다면 주행감은 하이브리드와 비슷하지 않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EREV 시스템의 가장 큰 매력은 전기차 특유의 주행 질감을 온전히 유지한다는 점이다. 엔진은 구동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조용히 전력 생산만 담당하기 때문에, 운전자는 시종일관 전기차처럼 부드럽고 강력한 가속감과 정숙성을 경험할 수 있다.

현대차는 여기에 가격 경쟁력까지 더할 계획이다. 순수 전기차 대비 배터리 용량을 3분의 1 수준으로 줄이는 대신, 고효율 발전용 엔진을 최적화해 원가를 낮추는 전략이다. 이는 차량의 최종 판매 가격을 낮추는 결정적 요인이 될 수 있어, MZ세대 첫차 구매자부터 중장년층까지 폭넓은 수요를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현대차가 EREV 시장의 첫 주자는 아니다. 중국의 리오토(Li Auto)와 같은 브랜드는 이미 1,000km가 넘는 주행거리의 EREV 모델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싼타페 EREV는 이들과의 치열한 글로벌 경쟁을 예고하는 현대차의 출사표인 셈이다.

현대차는 2027년 싼타페 EREV의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으로, 향후 제네시스 GV70, 기아 픽업트럭 등 주력 모델에도 이 기술을 순차적으로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전기차로의 완전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캐즘(Chasm)’을 메울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른 EREV. 하이브리드의 편리함과 전기차의 주행감을 모두 놓칠 수 없는 운전자에게 싼타페 EREV는 가장 현명한 선택지가 될 전망이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