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와는 다르다, 프리미엄 시장 정조준한 지커의 국내 출시 모델 라인업

국내 소비자 46%가 이미 아는 브랜드, 테슬라 아성 무너뜨릴 수 있을까



2026년 6월, 비슷한 선택지로 다소 정체됐던 국내 전기차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웠던 기존 중국차와는 결이 다른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의 상륙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최근 한 조사 결과는 이 변화의 서막을 알린다. 핵심은 브랜드 인지도, 구매 의향, 그리고 프리미엄 경쟁 구도다. 과연 이 낯선 이름이 테슬라가 주도하는 시장의 판도를 흔들 수 있을까.

예상 뛰어넘은 관심, 브랜드 인지도는 이미 절반





중국 지리자동차그룹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 이야기다. 아직 국내에 정식으로 차량 한 대 판매되지 않았지만, 소비자들의 인식은 예상을 뛰어넘는다. 일부 자동차 커뮤니티나 직수입 채널을 통해 퍼진 입소문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리서치 기관 나이스디앤알이 최근 국내 자동차 소비자 7,58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지커 브랜드를 ‘알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46.1%에 달했다. 절반에 가까운 소비자가 이미 그 이름을 들어본 셈이다.

이는 지난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 BYD가 진출 직전 기록했던 인지도(53.0%)와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 수치다. 공식적인 마케팅 활동이 전무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관심으로 평가된다.



10명 중 3명의 선택, 심상찮은 구매 의향



단순한 인지를 넘어 실제 구매 의사로 이어지는 흐름은 더욱 주목할 만하다. 지커 전기차가 국내에 출시될 경우 구매를 고려하겠다는 응답자가 30.2%에 달했다. 10명 중 3명은 잠재 고객이라는 의미다.

이 역시 BYD의 사전 조사 결과(30.4%)와 거의 동일한 수준이다. BYD가 지난해 국내에서 6,000대 이상을 판매하며 돌풍을 일으켰던 전례를 생각하면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신호다. 이는 수입차 시장뿐 아니라 현대차, 기아의 전기차 라인업에도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만약 지금 당장 6천만 원대 전기차 구매를 고민하고 있다면, 이 새로운 선택지를 기다려볼 이유는 충분해 보인다.

테슬라와 정면승부, 프리미엄 경쟁의 서막



지커의 행보는 왜 기존 중국차와 다르게 평가받을까. 바로 시장 포지셔닝에 답이 있다. 지커는 가격이 아닌, 유럽 브랜드에 필적하는 디자인과 최신 기술력을 내세워 테슬라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를 직접 겨냥한다.



국내 첫 주자로 유력한 중형 전기 SUV ‘7X’를 시작으로, 미래지향적 디자인의 MPV ‘믹스(MIX)’, 고성능 슈팅브레이크 ‘007 GT’, 플래그십 대형 SUV ‘9X’까지 다양한 라인업이 준비 중이다.
이들은 모두 800V 초고속 충전 시스템과 같은 최신 전동화 기술을 집약했다.

그동안 중국 브랜드가 중저가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면, 지커는 프리미엄 시장의 문을 정면으로 열어젖히려는 시도다. 이는 국내 전기차 시장의 경쟁 구도가 한 단계 더 복잡하고 치열해짐을 의미한다.

업계는 지커의 국내 진출이 중국 전기차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본다. 남은 과제는 역시 가격이다.

지커 7X의 국내 판매 가격과 전기차 보조금 적용 여부가 최종 공개되면 시장의 반응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테슬라 모델 Y가 장악한 시장에서 지커가 의미 있는 균열을 만들어낼지, 국내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의 지각 변동이 시작됐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