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역사상 가장 거대한 차체, 파워트레인은 1.5L 엔진

국내 대형 SUV 시장 뒤흔들까...출시 정보에 쏠린 시선

폭스바겐이 브랜드 역사상 가장 거대한 SUV를 선보이며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국산 대표 대형 SUV인 현대차 팰리세이드보다 큰 차체, 상식을 뛰어넘는 주행거리, 그리고 기존과 전혀 다른 파워트레인. 이 세 가지 키워드가 신차의 핵심이다.

이번에 공개된 ‘ID. ERA 9X’는 기존 내연기관이나 순수 전기차와는 완전히 다른 길을 걷는다. 폭스바겐이 중국 시장을 겨냥해 처음으로 선보인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로, 그 파격적인 제원에 관심이 집중된다. 

팰리세이드 압도하는 크기, 비결은 파워트레인

압도적인 존재감은 수치로 증명된다. ID. ERA 9X의 전장은 5,207mm, 휠베이스는 3,070mm에 달한다. 이는 국내에서 ‘아빠들의 드림카’로 불리는 팰리세이드를 가볍게 웃도는 수준이다. 외관은 폭스바겐 고유의 직선적인 디자인을 유지하면서도 플래그십 모델다운 웅장함을 더했다.
기교 대신 선 굵은 면 처리로 단단한 이미지를 완성했다.

실내는 6인승 구조를 채택해 패밀리카 시장과 프리미엄 수요를 동시에 노린다. 특히 2열에는 탑승객의 안락함을 극대화한 독립형 시트를 적용했다. 3열 공간 역시 성인이 탑승하기에 무리가 없을 정도로 넉넉하게 확보했으며, 측면에는 별도 스피커와 편의 사양을 배치해 세심함을 보였다.

한 번 주유로 1600km, 상식을 파괴한 주행거리

이 거대한 차체를 움직이는 동력원은 놀랍게도 1.5리터 가솔린 엔진과 배터리의 조합이다. 하지만 이 엔진은 바퀴를 직접 굴리지 않는다. 오직 배터리를 충전하는 발전기 역할만 수행하는 EREV 방식이다. 이를 통해 중국 CLTC 기준 1,600km를 상회하는 종합 주행거리를 달성했다. 서울에서 부산을 왕복하고도 남는 거리다.

구동은 세계적인 배터리 기업 CATL이 공급하는 65.2kWh 대용량 배터리가 전담한다. 덕분에 외부 충전만으로 달릴 수 있는 순수 전기 모드 주행거리도 406km에 이른다. 만약 이 차를 소유한다면 한 달 출퇴근은 전기만으로 충분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장거리 여행 시에만 주유소를 찾으면 되는 것이다.

아쉬운 한 가지, 국내에선 그림의 떡

결론부터 말하면, 아쉽게도 이 차량을 국내 도로에서 마주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ID. ERA 9X는 폭스바겐이 급성장하는 중국 EREV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상하이자동차(SAIC)와 합작해 개발한 중국 전용 모델이기 때문이다. 철저하게 현지 시장 맞춤형으로 기획된 전략적 결과물인 셈이다.

보수적이던 폭스바겐이 이례적으로 현지 맞춤형 파워트레인을 빠르게 도입한 것은 그만큼 중국 시장이 중요하다는 방증이다. 국내 대형 패밀리 SUV 소비자들에게는 직접적인 구매 선택지가 되지는 못하지만, 폭스바겐의 향후 전동화 전략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이정표다. 폭스바겐이 EREV 파워트레인을 글로벌 라인업으로 확대 적용할지 지켜볼 대목이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