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그룹, 같은 연휴 보냈는데 실적은 정반대
해외 판매 실적에서 두 형제 기업의 희비가 갈렸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한 지붕 아래 있는 형제 기업이다. 하지만 지난 9월, 두 회사는 전혀 다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현대차 판매량은 줄어든 반면, 기아는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절대 판매량은 여전히 현대차가 앞서지만, 성장 방향이 정반대로 엇갈렸다는 점이 핵심이다. 특히 국내가 아닌 해외 판매 실적이 두 회사의 희비를 갈랐다.

같은 시장 환경 속에서 왜 이런 차이가 발생했는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숫자로 보니 더 선명한 실적 차이



9월 실적을 구체적으로 보면 격차는 더 명확해진다. 현대차는 9월 한 달간 전 세계 시장에서 30만 7,998대를 팔았다. 이는 전년 같은 달보다 16.0% 감소한 수치다. 국내 판매(-25.7%)와 해외 판매(-13.9%) 모두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였다.

반면 기아는 같은 기간 28만 1,984대를 판매하며 5.1% 성장했다. 국내 판매(-6.7%)는 소폭 줄었지만, 해외에서 23만 5,457대를 팔아 7.5%나 증가한 것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덕분에 기아는 3분기 누적 판매량 84만 6,764대를 기록하며, 1962년 판매 시작 이후 역대 3분기 최다 판매라는 기록까지 세웠다.

기존 라인업과 신차 대기 수요가 변수였다



두 회사의 해외 실적이 엇갈린 배경에는 제품 라인업과 신차 출시 시점이란 변수가 자리한다. 현대차의 경우, 주력 모델인 신형 투싼 출시를 앞두고 있어 대기 수요가 발생한 점이 판매량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이와 달리 기아는 스포티지, 셀토스, 쏘렌토 등 기존 주력 SUV 라인업이 해외 시장에서 꾸준히 인기를 끌며 안정적인 판매량을 뒷받침했다. 특정 신차에 의존하지 않는 탄탄한 포트폴리오가 힘을 발휘한 셈이다.

미국 시장의 하이브리드 모델과 유럽 전기차 등 지역별 맞춤형 전동화 전략이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도 기아의 성장세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해외 소비자의 선택이 국내와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물론 한 달 실적만으로 “기아가 현대를 이겼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절대 판매량은 여전히 현대차가 2만 6,000여 대 많고, 추석 연휴로 인한 영업일수 감소 등 일시적 요인도 고려해야 한다.

다만 이번 결과는 같은 그룹 내에서도 해외 시장 전략과 제품 포트폴리오 구성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신형 투싼이 본격적으로 판매되는 다음 달, 두 형제 기업의 실적이 다시 한번 뒤집힐지 시장의 관심이 모인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