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식탁에 흔히 오르던 그 나물, 면역력부터 혈관·뼈 건강까지 지키는 숨은 열쇠였다

서양에선 잡초 취급하며 버리지만… 우리 조상들은 겨울철 귀한 영양 공급원으로 활용했다

우리 식탁에 오르는 흔한 반찬 중 하나가 서구권에서는 식재료로조차 취급되지 않고 버려진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문화적 차이로 인해 폐기되는 이 식재료에 사실은 강력한 항산화 물질과 영양소가 응축되어 있다.
사진 : 고춧잎 / 생성형 이미지
사진 : 고춧잎
면역력 증진부터 혈관 청소, 뼈 건강까지 돕는 이 식재료의 핵심은 바로 고춧잎이다. 유럽 등 서양에서는 고추 열매만 사용하고 잎은 영양 가치가 없다고 판단해 농사 과정에서 잘라 버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예부터 고춧잎을 데쳐 나물로 먹거나 말려두고 겨울철 영양 공급원으로 삼았다.
사진 : 말린 고춧잎 / 생성형 이미지
사진 : 말린 고춧잎


비타민C가 레몬의 수백 배에 달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고춧잎의 진정한 가치를 아는 이는 많지 않다. 고춧잎의 가장 주목할 만한 성분은 바로 비타민C다. 단위 무게당 비타민C 함량은 비타민의 대명사인 레몬과 비교해도 수십 배에서 최대 300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비교가 무의미할 정도로 빽빽하게 농축되어 있다.

체내로 들어온 고농축 비타민C는 혈액을 순환하며 유해 활성산소를 중화시킨다. 이는 면역의 핵심인 백혈구 활동성을 높여 잦은 감기나 만성 피로를 개선하고, 몸속 미세 염증을 억제하는 방어막 역할을 한다. 평소 쉽게 피로를 느끼거나 환절기마다 고생한다면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들기름과 만났을 때 효과는 증폭된다

고춧잎의 효능은 특정 식재료와 만났을 때 더욱 강력해진다. 바로 저온 압착 생들기름이다. 고춧잎에는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카테킨과 식이섬유가 풍부해 탄수화물 섭취 후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혈당 스파이크’를 막아준다.
사진 : 생들기름 / 생성형 이미지
사진 : 생들기름
여기에 생들기름을 곁들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들기름의 알파리놀렌산 성분은 혈관 속 지방 찌꺼기를 청소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고춧잎 속 지용성 비타민인 비타민A와 베타카로틴의 체내 흡수율을 3배 이상 끌어올려 혈관 건강에 시너지를 낸다.

중장년층 뼈 건강에 특히 중요한 까닭

고춧잎은 채소류 중에서도 손꼽히는 천연 칼슘 공급원이다. 우유나 멸치보다 소화 흡수가 용이한 식물성 칼슘이 풍부해, 나이가 들면서 골밀도가 낮아지는 중장년층의 골다공증 예방에 직접적인 도움을 준다.

단순히 칼슘만 많은 것이 아니다. 고춧잎에 함유된 비타민K는 칼슘이 뼈에서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 ‘접착제’ 역할을 수행한다. 칼슘과 비타민K의 조합은 뼈를 굳건하게 지켜 100세까지 건강한 신체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사진 : 고춧잎 / 생성형 이미지
사진 : 고춧잎
이처럼 놀라운 효능을 지닌 고춧잎을 가장 효과적으로 섭취하는 방법은 조리법에 있다.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30초 이내로 짧게 데쳐 비타민 파괴를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후 물기를 가볍게 짜낸 뒤, 과한 양념 대신 국간장과 생들기름, 들깻가루로 가볍게 무쳐내면 영양 손실 없이 고유의 풍미와 건강 효능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

우성연 기자 sy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