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가열할수록 몸에 좋은 항산화 물질도 늘어나지만…

혈당 높은 사람에겐 숭늉 한 그릇이 부담되는 진짜 까닭

식후에 즐겨 먹는 구수한 숭늉 한 그릇. 소화가 잘된다는 인식과 함께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음식이다. 하지만 누룽지를 만드는 과정과 끓이는 시간에 따라 그 성분이 극명하게 달라진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노릇하게 눌어붙은 누룽지에 물을 붓고 끓여 만든 숭늉. 익숙한 전통 음식이지만 누룽지를 만드는 과정과 가열 시간에 따라 항산화 성분뿐 아니라 유해물질 함량도 달라질 수 있다.
노릇하게 눌어붙은 누룽지에 물을 붓고 끓여 만든 숭늉. 익숙한 전통 음식이지만 누룽지를 만드는 과정과 가열 시간에 따라 항산화 성분뿐 아니라 유해물질 함량도 달라질 수 있다.
특히 누룽지를 만들 때의 가열 시간과 섭취하는 사람의 혈당 상태는 반드시 고려해야 할 변수다. 몸에 좋은 항산화 성분이 늘어나는 동시에, 예상치 못한 물질도 함께 증가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무심코 먹던 누룽지에 숨겨진 두 얼굴이 있다.

오래 끓일수록 독이 되는 이유

밥이 솥 바닥에 눌어붙으며 갈색으로 변하는 것은 ‘마이야르 반응’ 때문이다. 220~250도의 고온에서 단백질과 탄수화물이 반응하며 누룽지 특유의 색과 구수한 풍미를 만든다. 이 과정에서 항산화 작용을 하는 멜라노이딘 성분이 생성되는 것은 사실이다.
뜨거운 솥 바닥에서 갈색으로 변해가는 누룽지. 마이야르 반응으로 특유의 구수한 풍미와 항산화 성분이 만들어지지만, 지나친 가열은 아크릴아마이드 생성량을 높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뜨거운 솥 바닥에서 갈색으로 변해가는 누룽지. 마이야르 반응으로 특유의 구수한 풍미와 항산화 성분이 만들어지지만, 지나친 가열은 아크릴아마이드 생성량을 높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문제는 아크릴아마이드다. 국제암연구소(IARC)가 발암추정물질(Group 2A)로 분류한 성분으로, 마이야르 반응 중에 함께 생성된다. 한경대 식품영양학과 연구팀에 따르면 누룽지의 가열 시간이 길어질수록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 같은 항산화 물질과 함께 아크릴아마이드 함량도 비례해 증가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누룽지 제조 시 가열 시간을 5분 이내로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분석했다. 항산화 효과만 보고 무작정 오래 가열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혈당 높은 사람에겐 그림의 떡

가열 시간과 별개로 혈당 문제도 있다. 누룽지는 당질 위주의 음식으로, 섭취 후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특징을 가진다. 서울대와 가천대 공동 연구팀이 추정한 누룽지의 혈당지수(GI)는 72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혈당지수 70 이상은 고혈당 지수 식품으로 분류된다.
식탁 위에 놓인 바삭한 누룽지와 따뜻한 숭늉. 누룽지는 혈당지수(GI)가 높은 탄수화물 식품으로, 당뇨병이 있거나 혈당 조절이 필요한 사람은 식후 추가 섭취량에 신경 써야 한다.
식탁 위에 놓인 바삭한 누룽지와 따뜻한 숭늉. 누룽지는 혈당지수(GI)가 높은 탄수화물 식품으로, 당뇨병이 있거나 혈당 조절이 필요한 사람은 식후 추가 섭취량에 신경 써야 한다.
이는 혈당 조절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부담스러운 수치다. 누룽지는 밥을 압축해 만들기 때문에 부피가 작아 일반 밥보다 더 많은 양을 섭취하기 쉽다는 점도 문제다. 식후 디저트로 생각하고 먹은 숭늉 한 그릇이 혈당 스파이크를 유발할 수 있다.

물론 누룽지에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밥의 녹말이 분해되며 생기는 덱스트린 성분은 소화를 돕는다. 풍부한 아미노산과 식이 섬유질은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숙취 해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나치게 태우지 않고 황금빛으로 구워낸 누룽지. 유해물질 생성을 줄이려면 과도한 가열을 피하고, 숭늉으로 즐길 때도 자신의 혈당 상태와 전체 식사량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지나치게 태우지 않고 황금빛으로 구워낸 누룽지. 유해물질 생성을 줄이려면 과도한 가열을 피하고, 숭늉으로 즐길 때도 자신의 혈당 상태와 전체 식사량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결국 누룽지와 숭늉은 누구에게나 이로운 음식은 아니다. 발암추정물질 생성을 최소화하려면 가열 시간을 5분 이내로 조절하고, 평소 혈당이 높거나 당뇨가 있다면 섭취 자체를 주의해야 한다.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맞춰 현명하게 즐기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성연 기자 sy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