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사퇴 기자회견 “모든 책임은 나에게”
32강 탈락 후 대표팀 감독 사퇴
월드컵 포상금 20억, 선수당 8000만원에 팬들 비판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32강 진출에 실패한 한국 축구대표팀이 결국 사령탑 교체를 맞게 됐다. 홍명보 감독은 “모든 책임은 감독인 저에게 있다”며 자진 사퇴를 발표했지만, 짧은 입장문만 읽고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나면서 또 다른 논란을 낳았다. 여기에 회견장을 빠져나가며 두 손을 주머니에 넣은 모습까지 공개되자 축구 팬들의 비판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사진=뉴스 화면 캡처
홍명보 감독은 29일(한국시간) 멕시코 사포판 치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대한민국 축구를 사랑해주시고 언제나 대표팀을 응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오늘 저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감독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팀 감독이라는 자리는 제게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며 “감독을 맡기로 결정한 순간부터는 다른 이유를 생각하지 않았다. 맡겨진 책임을 끝까지 다하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유일한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 2년 동안 늘 ‘이 선택이 대한민국 축구를 위한 선택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며 “모든 판단이 늘 옳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판단의 기준만큼은 언제나 한국 축구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감독이라는 자리는 결과 앞에서 어떤 설명도 있을 수 없는 자리”라며 “국민 여러분께서 기대하셨던 결과를 끝내 보여드리지 못했다. 그 책임은 모두 감독인 저에게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사진=뉴스 화면 캡처
◆ 황금세대 이끌고도 32강 실패…역대 최악 성적
홍명보 감독은 2024년 7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약 2년 동안 북중미 월드컵을 준비했다.
한국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체코를 2-1로 꺾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이후 개최국 멕시코에 0-1, 남아프리카공화국에 0-1로 연달아 패했다.
결국 조별리그 A조 3위에 머물렀고, 조 3위 팀 가운데 상위 8개 팀에게 주어지는 32강 진출권 확보에도 실패했다. 최종 순위는 34위에 그쳤다.
특히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역대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선수진을 보유하고도 기대 이하의 경기력과 성적을 기록하면서 전술과 선수 기용을 둘러싼 비판이 이어졌다.
홍 감독은 월드컵 기간 내내 “모든 책임은 감독에게 있다”고 밝혀왔고, 결국 자진 사퇴라는 방식으로 책임을 지게 됐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하지만 사퇴 발표 이후에도 논란은 이어졌다.
홍 감독은 약 1분 30초 분량의 입장문을 낭독한 뒤 별도의 질의응답 없이 곧바로 회견장을 떠났다. 경기 운영과 선수 기용, 월드컵 실패 원인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은 받지 않았다.
여기에 회견장을 빠져나가며 양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은 모습이 중계 화면에 포착되면서 온라인에서는 태도를 둘러싼 비판이 확산됐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사과의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국민에게 설명할 책임도 있었던 것 아니냐”, “결과에 대한 해명이 너무 부족했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퇴장하는 모습은 적절하지 않았다”는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반면 일각에서는 사퇴 의사를 밝힌 만큼 과도한 비난은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며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사진=뉴스 화면 캡처
사퇴와 함께 연봉 논란도 다시 불거졌다. 최근 해외 급여 분석업체가 홍 감독의 연봉을 약 216만 유로(약 38억원)라고 공개하면서 고액 연봉 논란이 확산됐다.
그러나 대한축구협회는 해당 수치가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협회 관계자는 “38억원이라는 금액은 터무니없는 정보”라며 “실제 연봉은 대중에게 알려진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정확한 계약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20억원 대로 추정하고 있다.
사진=뉴스 화면 캡처
대표팀이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조기 탈락했지만 선수단에는 포상금이 지급될 전망이다.
대한축구협회 포상금 기준에 따르면 이번 북중미 월드컵 최종 명단에 포함된 태극전사 26명에게는 기본 수당 5000만원이 지급된다. 여기에 조별리그 1승에 따른 승리 수당 3000만원이 더해져 선수 1인당 총 8000만원을 받게 된다.
전체 포상금 규모는 20억8000만원 수준이다. 해당 금액은 출전 시간이나 실제 출전 여부와 관계없이 최종 명단 26명에게 균등하게 배분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32강 진출에 실패하면서 라운드 진출 포상금은 받을 수 없게 됐다. 축구협회는 32강 진출 시 1억원, 16강 진출 시 2억원, 8강 진출 시 3억원 등 성적에 따른 포상금을 책정한 바 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별도로 약속한 32강 진출 포상금 10억원도 무산됐다.
성적 부진과 별개로 거액의 포상금이 지급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팬들 사이에서는 “조별리그 탈락에도 포상금을 받는 것이 맞느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사퇴로 책임을 인정했지만, 월드컵 실패 과정에서 드러난 전술적 한계와 선수 기용 논란, 부족했던 소통은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한국 축구는 이번 실패를 계기로 대표팀 운영 시스템과 감독 선임 과정 전반을 다시 돌아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