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모는커녕 염색한다고?”
中 여성들 사이 번진 이색 유행, 대체 왜

“겨털을 왜 파랗게 염색하지?” 중국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뜻밖의 유행이 번지고 있다. 감추거나 밀어버리던 겨드랑이 털을 일부러 기른 뒤 파랑·노랑·분홍색으로 물들이는 것이다. SNS에는 알록달록한 겨털을 당당하게 공개하는 사진까지 쏟아진다. 대체 왜 이런 유행이 시작된 걸까.
사진=생성형 이미지
사진=생성형 이미지
◆ 파랑·노랑·분홍색까지…中서 ‘겨털 염색’ 왜 유행?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중국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샤오홍슈(레드노트)에는 화려하게 염색한 겨드랑이 털을 공개하는 젊은 여성들이 등장하고 있다.

파란색과 노란색부터 금발, 분홍색까지 색깔도 다양하다. 일부 이용자는 직접 탈색하고 염색하는 과정이나 색이 빠지는 정도, 피부 자극 등 경험담까지 공유한다.

왜 하필 겨털일까. 배경에는 ‘여성이라면 겨드랑이 털을 당연히 제거해야 한다’는 기존 미적 기준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 털을 단순히 기르는 데서 그치지 않고 눈에 띄는 색으로 바꿔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한 중국 여성은 어린 시절 친구에게 겨드랑이 털을 지적받은 뒤 오랫동안 제모해 왔지만, 분홍색 겨털을 선보인 인플루언서를 보고 생각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이후 자신의 겨털을 금발로 염색해 SNS에 공개했다.

겨털 염색이 처음 등장한 것도 아니다. 팝스타 레이디 가가는 2011년 초록색 겨드랑이 털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최근에는 자신의 자연스러운 신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자는 ‘바디 포지티브’ 문화와 SNS가 맞물리면서 일반인들의 이색 유행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사진=영화 ‘색계’
사진=영화 ‘색계’


◆ 탕웨이도 8개월 길렀다…겨털 제모는 필수?

흥미로운 점은 여성의 겨드랑이 털을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는 인식이 오래된 전통은 아니라는 것이다.

문화 연구자들에 따르면 과거 중국에서는 체모를 지금보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있었다. 이안 감독의 영화 ‘색, 계’에서도 탕웨이가 겨드랑이 털을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1930년대 상하이 여성의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촬영 전 약 8개월 동안 털을 길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1980~1990년대 서구 영화와 TV, 패션 잡지 등이 중국에 유입되면서 매끈하고 털 없는 피부가 여성의 미적 기준으로 확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렇다면 위생을 위해 겨털은 반드시 제거해야 할까. 꼭 그렇지는 않다. 겨드랑이 털 자체가 비위생적인 것은 아니며 제모도 건강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행동은 아니다.

겨드랑이는 땀과 피지 등이 쌓이기 쉬운 만큼 털의 유무보다 깨끗하게 씻고 충분히 말리는 관리가 중요하다. 털이 땀이나 분비물을 머금어 체취가 오래 남는다고 느낄 수 있지만 냄새가 난다고 반드시 털을 제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 머리 염색약으로 겨털 염색? 무작정 따라하면 안 돼

SNS에서 유행한다고 집에 있는 염색약으로 따라 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겨드랑이는 피부가 접혀 있고 땀과 마찰이 많은 민감한 부위다.

특히 검은 겨털을 파랑이나 분홍색처럼 선명하게 만들려면 먼저 탈색하는 과정이 필요할 수 있다. 이때 탈색제나 염색제가 피부에 닿으면 따가움이나 붉어짐, 가려움 등 자극이 나타날 수 있다.

면도나 왁싱 직후에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피부에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상처가 생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 두피용 탈색제나 염색제를 겨드랑이에 임의로 사용하는 것은 피하고 제품이 해당 부위에 사용 가능한지도 확인해야 한다.

염색 후 심하게 따갑거나 붓고 물집이 생긴다면 즉시 씻어내고 증상이 지속될 경우 피부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사진=생성형 이미지
사진=생성형 이미지
◆ 매일 밀었더니 겨드랑이가 까매졌다? ‘반복 자극’ 주의

제모를 선택한다면 방법도 중요하다. 겨드랑이가 거뭇해지는 데에는 반복적인 면도와 마찰이 영향을 줄 수 있다.

털이 보일 때마다 면도기로 강하게 문지르거나 족집게로 반복해서 뽑으면 피부가 자극받는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염증 후 색소침착이 나타나 겨드랑이가 이전보다 어둡게 보일 수 있다.

털이 피부 안쪽으로 자라는 ‘인그로운 헤어’도 주의해야 한다. 검은 점이나 작은 뾰루지처럼 보여 손으로 짜기 쉽지만 오히려 염증과 색소침착을 악화시킬 수 있다.

면도할 때는 피부와 털을 충분히 적시고 쉐이빙 제품을 사용한다. 무뎌진 면도날은 피하고 면도 후에는 자극이 적은 보습제로 피부를 진정시키는 것이 좋다. 겨드랑이가 검다고 때수건이나 스크럽으로 강하게 문지르는 행동 역시 자극을 키울 수 있어 피해야 한다.

결국 겨털을 밀지, 기를지, 화려하게 염색할지는 개인의 선택이다. 다만 어떤 방법을 택하더라도 피부에 반복적인 자극을 주지 않는 것이 먼저다. 중국에서 번지는 알록달록한 ‘겨털 염색’ 역시 따라 하기 전 민감한 겨드랑이 피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