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꽃 갈아엎는 대신 ‘저절로 풍성해지는’ 생태 정원 조성

도심 속 방치됐던 둔치, 억새 물결 넘실대는 명소로

울산 태화강 그라스정원 / 사진=울산광역시 공식 블로그 울산누리
울산 태화강 그라스정원 / 사진=울산광역시 공식 블로그 울산누리
산림청이 전국 362개 생활정원 중 최고로 꼽은 곳이 있다. 울산 태화강 변에 자리한 한 정원이 그 주인공이다. 이곳은 63억 원이라는 예산, 다년생 식물이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조성 초기부터 주목받았다.

그러나 이곳이 진짜 가치를 인정받는 배경에는 다른 이유가 존재한다. 단순히 보기 좋은 공간을 넘어, 도시 녹지 관리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마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꽃을 교체하는 방식에서 벗어난 시도가 핵심이다.
태화강 그라스정원 모습 / 사진=울산광역시 공식 블로그 울산누리
태화강 그라스정원 모습 / 사진=울산광역시 공식 블로그 울산누리

63억 투입해 매년 꽃 심는 수고를 덜어낸 비결

태화강 그라스정원의 가장 큰 특징은 다년생 초화류와 자생식물을 중심으로 설계됐다는 점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식물들이 스스로 뿌리내리고 밀도를 높여 자연스럽게 풍성해지는 구조다. 일회성 조경에 드는 예산과 인력을 절감하는 지속가능한 모델이다.

정원 내부에는 약 70종, 2만 4,000여 본에 달하는 식물이 심겨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연출한다. 공간은 풀꽃강정원, 별빛혜윰정원, 달빛윤슬정원, 가을꽃내정원 등 4개 테마 구획으로 나뉘어 방문객에게 다채로운 경험을 안긴다. 특히 10월 현재는 물억새와 그라스류가 장관을 이룬다.
태화강 그라스정원 국화 / 사진=울산광역시 공식 블로그 울산누리
태화강 그라스정원 국화 / 사진=울산광역시 공식 블로그 울산누리


방치된 강변 둔치가 전국 1등 정원으로

이곳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유휴부지에 가까웠다. 변화의 시작은 2022년 산림청 주관 생활권역 실외정원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부터다. 방치된 하천 부지를 주민 친화적인 녹지 거점으로 바꾸는 계획이 구체화된 것이다.

이후 2023년까지 국비 10억 원을 포함해 총 63억 원의 사업비가 단계적으로 투입됐다. 번영교에서 명촌교까지 약 3km에 이르는 둔치 공간이 8,000㎡ 규모의 생태 정원으로 탈바꿈했다. 그 결과, 전국 지방정부가 운영하는 생활정원 중 실외정원 분야 대상을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둔치를 따라 이어지는 정원 / 사진=울산광역시 공식 블로그 울산누리
둔치를 따라 이어지는 정원 / 사진=울산광역시 공식 블로그 울산누리


매년 화려한 꽃으로 뒤덮이지만 어딘가 인위적으로 느껴졌던 공원에 익숙하다면, 이곳의 자연스러운 풍경은 색다른 경험이 될 수 있다. 2028년 울산국제정원박람회 행사장으로도 활용될 예정이라 앞으로의 모습이 더 기대되는 공간이다. 전용 주차장이 있지만 혼잡할 경우 인근 삼산배수장 주차장 이용도 가능하다.
태화강 그라스정원 / 사진=울산정원지원센터
태화강 그라스정원 / 사진=울산정원지원센터


박서우 기자 s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