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 브랜드 지프 판매량 21% 급감에도 흑자 유지, 비결은 ‘이탈리아’와 ‘프랑스’ 감성?
마세라티 전기 SUV의 선전과 푸조의 파격적인 글로벌 최저가 전략 살펴보기
지프 랭글러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지난해 국내 수입차 시장은 고환율과 고금리로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냈다. 특히 스텔란티스코리아의 주력 브랜드인 지프의 판매량이 급감하며 위기설마저 돌았다. 하지만 최종 성적표는 예상을 완전히 뒤엎었다.
매출은 전년 대비 소폭 상승한 1,959억 원을 기록했고, 순이익은 무려 41%나 증가한 59억 원을 달성하며 굳건한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부진의 늪에 빠진 지프를 대신해 스텔란티스를 웃게 한 비결은 무엇일까. 그 중심에는 이탈리아 감성의 ‘마세라티’와 프랑스 실용주의 ‘푸조’, 그리고 파격적인 ‘가격 정책’이 있었다.
실적 방어의 일등 공신 마세라티의 질주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스텔란티스코리아의 실적을 견인한 것은 단연 마세라티였다. 지난해 마세라티는 총 304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21.1%라는 놀라운 성장률을 기록했다. 럭셔리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중형 SUV 라인업 강화와 발 빠른 전동화 전략이 시장에 제대로 통했다.
성장의 핵심 동력은 마세라티 최초의 순수 전기 SUV ‘그레칼레 폴고레’였다. 이 모델은 한 해 동안 92대가 팔리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558마력에 달하는 강력한 성능과 1회 충전으로 약 400km를 주행할 수 있는 실용성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에 힘입어 마세라티는 올해 그레칼레의 가격을 최대 870만 원 인하하며 공세적인 판매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모델 체인지 앞두고 터진 푸조의 저력
푸조 5008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지프의 부진을 만회한 또 다른 주인공은 푸조였다. 라인업이 축소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중형 및 준중형 SUV 수요가 살아나며 판매량 반등을 이끌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신차 출시를 앞둔 구형 모델의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늘었다는 사실이다.
중형 SUV 푸조 5008은 완전 변경 모델 출시를 앞두고도 287대가 팔려 전년(132대)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준중형 SUV 3008 역시 337대를 기록하며 240%가 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모델 교체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가격 경쟁력과 실용성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한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최저가 파격적인 가격 정책 통했다
가격 정책의 과감한 변화 역시 실적 반등의 중요한 열쇠였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푸조 브랜드에 딜러 할인을 없애는 ‘직판 정찰제’를 도입했다. 일반적으로 가격 협상의 여지를 없애는 정찰제는 단기적인 판매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하지만 푸조는 정찰제와 더불어 본국인 프랑스보다 저렴한 ‘글로벌 최저가’라는 초강수를 뒀다. 이는 가격 투명성을 확보하고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는 동시에, 소비자들의 구매 부담을 실질적으로 낮추는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맏형 지프의 부진 랭글러만 웃었다
반면, 스텔란티스코리아의 간판 브랜드인 지프는 가장 큰 폭의 판매 감소를 기록했다. 지난해 지프 판매량은 2,072대로 전년(2,628대)보다 21.2%나 줄었다. 치열해진 시장 경쟁과 신차 출시 지연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다만 브랜드의 아이콘인 랭글러는 1,295대가 판매되며 전년 대비 7.3% 성장해 자존심을 지켰다. 그랜드 체로키, 글래디에이터, 레니게이드 등 다른 주력 모델들은 모두 판매량이 감소했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올해 5008 하이브리드와 그랜드 체로키 부분변경 모델 등을 투입해 판매 회복에 나설 계획이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