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거리 330km 인증… 기존 모델 대비 113km 더 달려
보조금 적용 시 실구매가 1천만 원대… 독점 시장 깨질까

PV5  오픈베드 / 유튜브 ‘힐러 HEALER TV’
PV5 오픈베드 / 유튜브 ‘힐러 HEALER TV’




국내 1톤 전기트럭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현대차 포터 일렉트릭과 기아 봉고 EV가 양분해 온 시장에 압도적인 주행거리를 갖춘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기아가 내년 초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인 ‘PV5 오픈베드’가 그 주인공이다.

최근 환경부 자동차 배출가스 및 소음인증 시스템(KENCIS)에 따르면, PV5 오픈베드 롱레인지 모델은 1회 충전 시 복합 주행거리 330km를 인증받았다. 이는 현재 판매 중인 포터 일렉트릭과 봉고 EV의 주행거리 217km보다 무려 113km나 긴 수치다. 전기 상용차의 최대 단점으로 꼽히던 ‘짧은 주행거리’라는 족쇄를 풀어버린 셈이다.

포터 봉고와 정면 승부하는 오픈베드





PV5  오픈베드 / 유튜브 ‘힐러 HEALER TV’
PV5 오픈베드 / 유튜브 ‘힐러 HEALER TV’


PV5 오픈베드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기존 PV5 밴 모델과는 달리 완전한 1톤 트럭 형태의 화물 구조를 갖췄다. 적재함은 후면은 물론 좌우 측면까지 모두 열리는 ‘3면 개방 방식’으로 설계돼 화물 상하차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최대 적재 중량 역시 포터, 봉고와 동일한 1톤 수준을 목표로 한다.

단순히 기존 모델의 파생형이 아니라, 개발 초기부터 소상공인과 물류업 종사자들을 겨냥한 본격 상용차라는 점이 특징이다. 업계에서는 환경부 인증이 완료된 만큼, 이르면 내년 초 실제 양산 모델이 공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출고 시점은 2026년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확정된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수년간 이어져 온 포터와 봉고의 독점 구도에 균열이 생기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압도적 주행거리 판도를 바꿀까



PV5 오픈베드는 스탠다드와 롱레인지 두 가지 트림으로 운영된다. 스탠다드 모델은 51.5kWh 용량의 배터리와 121마력 싱글 모터를 탑재해 복합 250km의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이마저도 포터와 봉고보다 33km 더 길다.

핵심은 롱레인지 모델이다. 71.2kWh 대용량 배터리와 163마력 모터를 조합해 주행거리를 330km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하루 평균 주행거리가 긴 운송업 종사자들에게 충전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수 있는 수치다. 배터리는 CATL의 NCM(니켈·코발트·망간) 방식이 적용되며, 구동 방식은 전륜구동을 채택했다. 이를 통해 적재 효율과 겨울철 주행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평가다.

PV5  오픈베드 / 유튜브 ‘힐러 HEALER TV’
PV5 오픈베드 / 유튜브 ‘힐러 HEALER TV’


실구매가 1천만 원대 가격 경쟁력까지



PV5 오픈베드의 또 다른 무기는 ‘가격’이다. 아직 공식 가격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앞서 출시된 PV5 카고 모델(4,200만~4,470만 원)과 비슷한 4천만 원 초반대에 책정될 것으로 예상한다.

여기에 정부와 지자체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 더해지면 실구매가는 파격적으로 낮아진다. 한 자동차 업계 전문가는 “2026년 보조금 규모에 따라 변동은 있겠지만, 모든 지원을 최대로 받을 경우 실구매가가 1천만 원 후반대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PV5는 출시 4개월 만에 3,609대가 팔리며 포터 일렉트릭을 앞지르는 등 이미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주행거리는 압도적이고 가격마저 저렴하다면 시장의 선택은 명확해질 수밖에 없다. 기아가 던진 ‘PV5 오픈베드’라는 강력한 카드가 내년 국내 상용차 시장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PV5  오픈베드 / 유튜브 ‘힐러 HEALER TV’
PV5 오픈베드 / 유튜브 ‘힐러 HEALER TV’


PV5  오픈베드 실내 / 유튜브 ‘힐러 HEALER TV’
PV5 오픈베드 실내 / 유튜브 ‘힐러 HEALER TV’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