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둔화, 환율 리스크 속에서도 사상 최대 매출 전망
경쟁사들 줄줄이 고꾸라질 때 나홀로 선방…비결은 고부가가치 차종

현대차 생산 라인 - 출처 : 현대자동차
현대차 생산 라인 - 출처 :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올해 사상 최대 매출이라는 기념비적인 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발 관세 부담과 변동성이 큰 환율, 글로벌 경기 둔화라는 삼중고 속에서도 거둔 성과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4분기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한 48조 6464억 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0.6% 늘어난 2조 8398억 원으로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미국의 관세 부담이 다소 완화되면서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약 3000억 원 개선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분석도 나온다.

수익성은 주춤, 그럼에도 빛난 선방





현대차 생산 라인 - 출처 : 현대자동차
현대차 생산 라인 - 출처 : 현대자동차


연간 실적을 보면 현대차의 성장세는 더욱 뚜렷하다. 올해 연간 매출 컨센서스는 지난해보다 7.3% 증가한 188조 1184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 경신이 유력한 상황이다.

다만 수익성에서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1.3% 감소한 12조 6274억 원으로 전망된다. 이는 미국 관세 비용과 원자재 가격 상승, 글로벌 시장에서의 판촉비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하지만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줄줄이 수익성 급락을 면치 못한 것과 비교하면 현대차의 실적은 ‘선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하락 폭을 최소화하며 기초 체력을 증명했다는 분석이다.

북미 유럽에서 통한 고부가가치 전략



현대차가 경쟁사 대비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할 수 있었던 핵심 배경으로는 ‘고부가가치’ 전략이 꼽힌다. 특히 최대 격전지인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견조한 판매를 이어간 것이 주효했다.

현대차 생산 라인 - 출처 : 현대자동차
현대차 생산 라인 - 출처 : 현대자동차


단순히 판매 대수를 늘리는 ‘양적 성장’에 치중하기보다, SUV와 제네시스 등 고급 차종, 아이오닉 시리즈로 대표되는 전기차 등 수익성 높은 모델의 판매 비중을 꾸준히 늘리며 내실을 다졌다. 판매 단가가 높은 차량이 많이 팔리면서 관세와 각종 비용 부담을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었던 것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판매 물량의 성장보다는 제품 믹스 개선이 실적 방어의 핵심이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 브랜드의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가격 인상 여력을 확보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2026년 AI와 신차로 또 한번의 도약



새해를 앞두고 현대차의 미래 전략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단행한 연말 임원 인사를 통해 연구개발(R&D) 부문을 강화하며 소프트웨어(SW)와 전동화,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 확보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오는 2026년에는 무려 7종 이상의 주력 신차가 시장에 투입될 예정이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내연기관을 모두 아우르는 폭넓은 라인업을 통해 글로벌 판매 회복을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내년 초 CES 2026에서 공개될 AI 및 로보틱스 기반의 새로운 모빌리티 전략은, 현대차가 단순한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거대한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현대차 생산 라인 - 출처 : 현대자동차
현대차 생산 라인 - 출처 : 현대자동차


한 증권업계 연구원은 “현대차는 피지컬 AI와 결합된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며 “자동차 제조를 넘어 AI와 로봇 기술을 품은 기업으로의 성공적인 전환이 향후 기업가치 재평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