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와 롤스로이스 잇는 최상위 라인업 구축
2026년 7시리즈 기반 ‘B7’으로 럭셔리 시장 공략
B5 GT - 출처 : 알피나
BMW그룹이 ‘알피나(ALPINA)’를 독립적인 럭셔리 브랜드로 공식 출범시켰다. 단순한 고성능 튜닝 버전을 넘어 메르세데스-벤츠의 마이바흐와 정면 승부를 벌이겠다는 전략이다. BMW는 오는 2026년 1월 1일 알피나 상표권 이전 완료를 앞두고 브랜드의 새로운 방향성을 공개했다.
핵심은 ‘럭셔리 레이어(Luxury Layer)’다. BMW는 알피나를 자사의 최상위 플래그십 모델과 초호화 브랜드 롤스로이스(Rolls-Royce) 사이에 위치시켰다. 이는 벤츠가 S클래스 상위 라인업으로 마이바흐를 운영하는 것과 유사한 포지셔닝이다. 초기 단계에서는 강력한 성능과 최상급 승차감의 조화, 그리고 장인정신이 깃든 비스포크(맞춤형) 사양을 내세워 브랜드 정체성을 재정립한다.
B5 GT - 출처 : 알피나
롤스로이스와 BMW 사이 잇는 가교
재출범과 함께 공개된 새로운 워드마크는 알피나의 독립성을 시각적으로 강조한다. 1970년대 비대칭 로고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됐으며, 차량 후면 중앙에 배치될 예정이다. 이는 알피나가 BMW의 내부 트림이 아닌, 독자적인 성격을 지닌 브랜드임을 명확히 하는 조치다. BMW 측은 이를 두고 명료함과 자신감을 담은 디자인이라고 설명했다.
XB7 - 출처 : 알피나
생산 방식에도 큰 변화가 생긴다. 기존에는 알피나 본사 부흘로에(Buchloe)에서 최종 조립이 이뤄졌으나, 이번 세대부터는 BMW 공장에서 전 공정이 직접 생산된다. BMW가 추구하는 엄격한 품질 관리 기준을 적용하면서도 알피나 특유의 감성을 유지하는 것이 과제가 될 전망이다.
7시리즈와 X7 기반의 최상위 라인업
새로운 알피나 브랜드의 첫 신호탄은 ‘알피나 B7’이 쏘아 올린다. 이 모델은 2026년 7월 양산 예정인 BMW 7시리즈 페이스리프트(G70 LCI)를 기반으로 제작된다. 주목할 점은 기존과 달리 별도의 내부 코드명 ‘G72’를 부여받았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파생 모델을 넘어선 차별화를 예고한다. 파워트레인은 V8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탑재가 유력하다.
XB7 - 출처 : 알피나
SUV 라인업에서는 2세대 X7을 기반으로 한 ‘알피나 XB7’이 뒤를 잇는다. BMW그룹의 전동화 전략에 따라 전기 파워트레인 적용 가능성도 열려 있다. 반면 B3, B4 등 중소형 모델의 미래는 불투명해졌다. BMW가 알피나를 ‘타협 없는 안락함을 추구하는 소수를 위한 브랜드’로 정의하며 대형·고급 모델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마니아들의 로망 알피나는 어떤 곳
일반 대중에게는 생소할 수 있지만, 알피나는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 ‘현실적인 드림카’로 불려 왔다. 1965년 설립된 알피나는 단순한 튜너가 아닌 독일 연방 교통부로부터 인증받은 독립 자동차 제조사였다. 이들은 BMW 차량을 베이스로 하지만, 롤스로이스에 버금가는 부드러운 승차감과 폭발적인 토크를 동시에 구현해 ‘양의 탈을 쓴 늑대’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특히 특유의 20인치 멀티 스포크 휠과 차체 측면의 데코셋(스트라이프), 파란색과 녹색 스티치가 들어간 인테리어는 알피나만의 상징이다. BMW 품에 완전히 안긴 알피나가 대량 생산 체제 속에서도 이 독특한 ‘장인 정신’과 희소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성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