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AMG와 결별 선언한 영국 스포츠카 브랜드, 전설의 ‘에스프리’ 부활 예고
160kg 경량화 성공한 V6 엔진, 유럽 환경 규제와 북미 시장 동시 공략
로터스 에비자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영국의 전설적인 스포츠카 브랜드 로터스가 중대 발표를 했다. 오랜 기간 동고동락해온 파트너의 엔진과 과감한 작별을 고한 것이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오랜 파트너와의 ‘결별’, 완전히 새로운 ‘독자 엔진’ 개발, 그리고 치밀하게 계산된 ‘글로벌 전략’이라는 세 가지 핵심 키워드가 자리한다. 과연 로터스는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는 걸까.
로터스는 그동안 사용해오던 일본 토요타의 V6 엔진과 독일 메르세데스-AMG의 4기통 엔진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완전히 새로운 심장을 얹어 글로벌 스포츠카 시장의 판도를 바꾸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급변하는 시장에 대한 로터스의 대답이다.
이번 파워트레인 교체는 단순히 엔진을 바꾸는 수준을 넘어선다. 갈수록 엄격해지는 유럽의 탄소 배출 기준을 충족하는 동시에, 대배기량 고성능을 선호하는 북미 시장의 까다로운 취향까지 만족시키려는 정교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연간 1만 대 생산 능력을 회복하려는 의지도 엿보인다.
에미라 퍼스트 에디션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무엇보다 팬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소식은 전설의 귀환이다. 브랜드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에스프리(Esprit)’의 계보를 잇는 고성능 V8 하이브리드 슈퍼카를 2028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이 신차는 기존 에미라와 함께 라인업의 최상단을 책임지며 브랜드의 기술력을 과시할 전망이다.
160kg에 불과한 독자 엔진, 성능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단순히 이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만남이 기다리고 있었다. 로터스 차세대 모델의 심장은 파워트레인 전문 기업 호스 파워트레인(HORSE Powertrain)이 개발한 ‘HORSE W30’ 3리터 V6 엔진이다. 처음부터 하이브리드 시스템과의 결합을 염두에 두고 설계되어 효율과 성능을 모두 잡았다.
로터스 에메야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이 엔진은 실린더가 90도로 배치되어 차량 무게 중심을 낮추는 데 기여한다. 엔진 본체 무게는 160kg에 불과하지만, 그 안에는 강력한 힘이 잠재되어 있다. 세팅에 따라 최고 536마력, 최대 토크 71.38kgf·m라는 인상적인 수치를 뿜어낸다. 일상적인 주행부터 서킷의 한계 주행까지, 운전자가 어떤 상황을 마주하더라도 만족감을 줄 수 있도록 설계된 셈이다.
특히 가솔린 엔진 특유의 감각적인 회전 질감을 살리기 위해 최대 8,000rpm까지 회전수를 높였다. 여기에 350바 고압 직분사 시스템과 실린더 헤드에 직접 연결된 터보차저를 적용해 반응 속도와 연비를 동시에 개선했다.
결별과 새로운 만남, 그 뒤에 숨은 글로벌 전략은
타입 135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그렇다면 로터스는 어떻게 이런 변화를 단행할 수 있었을까. 그 배경에는 거대한 자본과 기술의 흐름이 있다. 로터스와 새로운 파트너인 호스 파워트레인은 모두 중국 저장지리홀딩그룹 소속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극대화한 것이다.
호스 파워트레인은 르노와 지리의 합작으로 탄생한 회사로, 이미 메르세데스-벤츠와 닛산 등 유수의 브랜드에 기술력을 입증한 바 있다. 이들의 노하우가 로터스의 새로운 V6 엔진에 고스란히 녹아들었으며, 나아가 2028년 등장할 V8 하이브리드 엔진까지 모듈화 개발이 가능한 기반을 마련했다.
결과적으로 로터스는 새로운 엔진을 통해 유럽의 환경 규제라는 벽을 넘고, 북미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강력한 무기를 손에 쥐었다. 전설적인 영국 스포츠카 브랜드의 화려한 부활이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