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코드명 ‘스콜피온’ 정조준한 프로젝트 ‘몽구스’ 등장
전기차 시대 역주행에 담긴 GM의 계산법, 헤비듀티 픽업 시장 판도 바뀐다
전기차 전환이 대세인 시장에 GM이 정반대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대배기량 디젤 엔진의 부활을 알리며 오랜 경쟁자 포드를 정조준했다. 이번 발표의 핵심은 단순한 신형 엔진 공개를 넘어, 특정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데 있다.
GM은 이 야심 찬 프로젝트에 ‘몽구스’라는 코드명을 붙였다. 코브라의 천적인 몽구스처럼, 포드의 상징적인 엔진을 사냥하겠다는 의미를 노골적으로 담은 것이다. 헤비듀티 픽업트럭 시장의 자존심을 건 싸움이 다시 시작되는 분위기다.
경쟁사 상징 무너뜨리려 작명까지 신경 썼다
상대는 명확하다. 포드의 파워스트로크 라인업 중에서도 최상위인 ‘스콜피온(Scorpion, 전갈)’ 엔진이 바로 몽구스의 사냥 목표다. 북미 헤비듀티 픽업 시장은 단순한 상용차 시장이 아니다. 각 브랜드의 기술력과 자존심이 걸린 상징적인 격전지다.
강력한 토크와 견인력을 필요로 하는 소비층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점을 GM은 파고들었다. 모두가 전기차에 집중할 때, 오히려 내연기관의 끝판왕을 선보여 틈새시장을 확실히 장악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이 깔려있다.
8300cc 엔진에 담긴 구체적인 목표치
새롭게 공개될 몽구스 엔진은 배기량만 8,300cc에 달하는 V형 8기통 듀라맥스 터보 디젤이다. 이는 2000년대 초반 GM의 보텍 8.1L 가솔린 엔진 이후, 자사 픽업트럭 역사상 가장 큰 배기량이다.
목표 수치 또한 구체적이다. 현재 포드 F시리즈 슈퍼듀티가 기록 중인 최고출력 500마력, 최대토크 1,200lb-ft(약 165.9kgf·m)를 뛰어넘는 것이 개발 목표다. 이 엔진은 2027년형 쉐보레 실버라도 2500·3500 HD와 GMC 시에라 HD 최상위 트림부터 순차적으로 탑재될 예정이다.
전동화 시대의 역주행, 무모한 도박일까
GM의 행보를 두고 시장의 평가는 엇갈린다. 한편에서는 전동화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는 신선한 시도라는 반응이 나온다. 특히 무거운 짐을 싣고 험지를 달려야 하는 헤비듀티 픽업의 세계에서는 디젤 엔진의 강력한 힘이 여전히 대체 불가능한 영역으로 꼽힌다.
반면 강화되는 탄소 배출 규제를 고려하면 지나치게 위험한 투자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하지만 상업용 목적이 뚜렷한 이 시장의 특성상,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디젤 수요 역시 꾸준할 것이라는 반론이 맞선다. 전동화의 물결 속에서 GM이 던진 대배기량 디젤이라는 승부수가 시장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