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장 점유율 역대 최고 기록의 그늘, 25% 관세 장벽에 수익성 ‘뚝’

올해부터 달라질 관세 조건과 급증하는 하이브리드 판매, 반전의 서막 열렸다

기아 쏘렌토 / 사진=Kia
기아 쏘렌토 / 사진=Kia


현대차그룹이 사상 처음으로 현대차와 기아 합산 매출 300조 원을 돌파했다. 외형적으로는 역대급 성과를 거뒀지만, 내부에서는 수익성 악화라는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졌다.

핵심 배경에는 미국 시장에서의 고율 관세와 전기차 시장의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높은 관세 부담을 감수하면서도 가격을 동결하는 초강수를 뒀다.

이러한 전략은 시장 점유율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안겨줬지만, 동시에 영업이익 감소라는 쓴맛을 봐야 했다. 그러나 올해부터 상황이 달라질 조짐이 보인다.

매출 300조에도 이익 20% 줄어든 이유



증권가 추산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지난해 합산 매출은 약 302조 원으로 전년 대비 7%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1조 5000억 원 수준으로 오히려 19.8%나 급감했다.

수익성 악화의 주범은 단연 미국 시장의 25% 고율 관세였다. 현대차·기아는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관세 인상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대신, 비용을 자체적으로 흡수하는 전략을 택했다.

그 결과 미국 시장 점유율은 11.3%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팔아도 남는 게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수익성에는 큰 타격을 입었다.

하이브리드 앞세워 반격의 기회 잡았다



수익성 악화의 돌파구는 뜻밖의 곳에서 열렸다. 미국 내 전기차 보조금이 줄면서 대안으로 하이브리드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량은 전년 대비 48.8% 급증한 33만 1023대를 기록했다. 이는 사상 최대치다.

SUV와 하이브리드 같은 고부가가치 모델 판매가 늘면서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했고, 이는 기아가 사상 첫 매출 100조 원(107조 원)을 넘어서는 등 외형 성장을 견인하는 발판이 됐다.

관세 인하와 현지 생산, 두 날개로 비상 준비



올해부터는 수익성 회복에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해 11월 한미 협상 타결로 자동차 관세가 기존 25%에서 15%로 인하됐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이를 통해 연간 4조 4000억 원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다.

여기에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전기차 전용 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본격 가동되면 관세 부담은 더욱 줄어든다. 현지 생산이라는 강력한 무기까지 장착하는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텔루라이드, 싼타페 등 주력 모델의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확대하며 ‘하이브리드 강자’ 토요타와의 정면 승부를 예고했다. 관세 부담 완화로 확보한 실탄을 미래 신사업에 투자할 여력도 커지면서, 올해 실적 흐름이 그룹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