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색 폭격기’ 신진식·김세진도 못 살렸다…김연경 없는 배구 예능의 한계인가
“긴장감도 재미도 없다” 시청자 혹평 쏟아져…방송 3회 만에 존폐 위기
MBN ‘스파이크 워’ 방송화면
‘배구 여제’ 김연경이 지핀 배구 열풍에 올라타겠다며 MBN이 야심 차게 선보인 예능 ‘스파이크 워’가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전설적인 스타들을 총출동시켰음에도 방송 3회 만에 시청률이 0%대까지 추락하며 위기론이 불거지고 있다.
15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스파이크 워’ 3회는 전국 유료가구 기준 시청률 0.6%를 기록했다. 이는 첫 방송 1.1%에서 절반 가까이 떨어진 수치다. 2회에서 0.7%로 하락한 뒤 반등에 실패하며 뚜렷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스파이크 워’는 은퇴한 배구 레전드와 연예인들이 한 팀을 이뤄 전국 배구 고수들과 대결하는 ‘도장 깨기’ 콘셉트의 스포츠 예능이다. V리그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갈색 폭격기’ 신진식과 ‘월드 스타’ 김세진, 국가대표 에이스 출신 김요한까지 합류하며 방송 전부터 배구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MBN ‘스파이크 워’ 방송화면
화려한 라인업 무색한 0%대 굴욕
기대감은 오래가지 못했다. 제작진과 출연진은 김연경의 은퇴 후 첫 예능 도전이었던 MBC ‘신인감독 김연경’의 성공을 잇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신인감독 김연경’이 최고 시청률 5.8%를 기록하고 5주 연속 비드라마 화제성 1위를 차지하며 신드롬을 일으킨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달 제작발표회에서 김세진은 “‘신인감독 김연경’이 선수 간 경쟁에 초점을 맞췄다면, 우리는 ‘배구가 이렇게 쉽고 재밌구나’를 알려주는 프로그램”이라며 “시청자들이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고 느끼게 만드는 게 목표”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요한 역시 “김연경 선수는 배구에 사람들을 빠져들게 하는 마법 같은 힘이 있다. 후배지만 존경스럽다”고 언급하며 프로그램의 성공을 다짐했다.
MBC ‘신인감독 김연경’ 포스터. MBC 제공
재미와 진정성 사이 길을 잃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시청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화려한 이름값에 비해 경기 내용과 팀워크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 방송에서는 배구 명문 수성고등학교 배구부와 맞붙었지만, 현역 고교 선수들의 조직력과 패기에 압도당하며 세트 스코어 0대 3으로 완패했다.
단순한 실력 차를 넘어 예능적 재미와 스포츠의 진정성 사이에서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뼈아프다. 방송 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시청자 게시판에는 “성장 스토리로 보기엔 실력 차가 너무 커 긴장감이 없다”, “레전드 선수들이 우왕좌왕하는 모습만 보인다”, “김연경이라는 압도적인 구심점이 없는 배구 예능의 한계를 보여준다” 등 비판적인 의견이 이어졌다.
단 3회 만에 0.6%라는 굴욕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며 벼랑 끝에 내몰린 ‘스파이크 워’가 남은 회차 동안 반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