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 황제 진료했다” 자랑했던 증조부, 알고 보니 ‘내선일체 모범 가정’

광고 이어 웹예능까지 공개 무산…소속사 초기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사진=유튜브 ‘넷플릭스 코리아’ 캡처
사진=유튜브 ‘넷플릭스 코리아’ 캡처


배우 하영의 활동에 급제동이 걸렸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랑스럽게 밝혔던 ‘의사 집안’ 이력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탓이다. 이미 촬영을 마친 광고와 웹 예능 콘텐츠 공개가 줄줄이 무산되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자랑했던 ‘의사 집안’, 그 이면이 드러났다



논란의 시작은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이었다. 하영은 “집안이 4대째 의사 가문”이라며 “증조부께서 고종 황제를 진료했다”고 자랑스럽게 언급했다. 한국인 최초 일본 의사 자격증 취득 등 화려한 이력도 덧붙였다.
방송 직후, 그의 증조부가 친일 행적이 있는 안상호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가문의 자부심이 순식간에 대중의 비판으로 돌아선 순간이다.

사진=JTBC 뉴스 화면 캡처
사진=JTBC 뉴스 화면 캡처


선 긋는 광고계, 줄줄이 영상 내렸다



안상호의 구체적인 친일 이력은 문헌을 통해 속속 확인됐다. 그는 조선인 상류층 위주로 결성된 친일 단체 ‘대정실업친목회’ 평의원이었다. 이곳은 대표적인 친일파 이완용이 고문을 맡았던 곳이다.
또한 1909년 안중근 의사가 저격한 이토 히로부미를 추모하기 위한 ‘추모준비위원회’에도 이름을 올린 사실이 드러났다.

심지어 조선총독부 기관지였던 ‘매일신보’는 그의 가정을 두고 일제의 사상 통제 선전 구호였던 ‘내선일체의 모범 가정’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사진=JTBC 뉴스 화면 캡처
사진=JTBC 뉴스 화면 캡처




논란이 확산하자 광고계가 가장 먼저 반응했다. 삼성전자는 공식 유튜브 채널의 ‘삼성 아트 TV’ 광고를 비공개로 돌렸고, 의류 브랜드 ‘아티드’와 네이버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역시 하영이 등장한 영상을 내렸다. 만약 최근 네이버플러스 혜택을 찾아봤다면, 그의 얼굴을 봤을지도 모른다.

결국 사과했지만 파장은 계속되고 있다



소속사는 논란 초기 “사실무근”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반박하기 어려운 명백한 역사적 기록들이 나오자 결국 입장을 번복하고 사과했다.
하영 역시 자필 사과문을 통해 “역사에 대해 무지했고, 신중하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배우 하영이 지난 7일 방송된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해 4대째 의사 집안이라는 가문의 내력을 공개했다. 자료 : KBS
배우 하영이 지난 7일 방송된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해 4대째 의사 집안이라는 가문의 내력을 공개했다. 자료 : KBS


뒤늦은 사과에도 여진은 계속된다. 당장 오는 19일 공개 예정이던 유튜브 채널 ‘유튜브하지영’ 출연분은 최종 업로드되지 않기로 결정됐다. 넷플릭스 시리즈 ‘이런 엿같은 사랑’의 공개와 함께 예정됐던 활발한 홍보 활동에도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