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화면 노출이 망막세포를 죽일 가능성 제기…전문가 “블루라이트 노출 줄이고 눈 휴식이 필수”
사진 = unsplash.com
스마트폰, 노트북 등 디지털 기기는 현대인의 일상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지만, 이들이 내뿜는 블루라이트가 눈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미국 톨레도대학교 연구팀은 블루라이트가 망막세포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독성 반응을 유발해, 결국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 황반변성을 촉발할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연구팀은 “블루라이트가 눈 속에서 시각 신호를 전달하는 핵심 분자인 ‘레티날’과 결합할 때 치명적 화학 반응이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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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이러한 메커니즘이 황반변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험에서는 망막세포뿐 아니라 심장세포, 신경세포 등 다양한 인체 세포에 동일한 반응이 나타났으며, 블루라이트 단독 또는 레티날 단독 노출에서는 변화가 없어 두 요소가 결합될 때 독성이 발생함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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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블루라이트의 짧은 파장이 높은 에너지를 지니고 있어 이러한 화학 반응을 촉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 레녹스힐병원의 안과 전문의 마크 프로머 박사는 “블루라이트가 망막세포를 손상시키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느 정도 강도와 노출 시간에서 손상이 발생하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며 “망막세포의 손상은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실험실 환경에서 진행됐으며, 실제 인간의 눈 안에서 동일한 반응이 일어나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연구팀 역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화면이 실제로 실명을 유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지나친 공포를 경계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블루라이트 노출량이 증가하는 현대 환경을 고려할 때, 장기적인 눈 건강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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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전 세계 기술기업들은 블루라이트 저감 기능을 서둘러 도입하고 있다. 애플의 ‘나이트 시프트’, 삼성의 ‘블루라이트 필터’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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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반변성은 미국에서만 약 1100만 명이 앓고 있으며, 2050년에는 두 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적으로는 2040년 약 2억 8800만 명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연광에도 블루라이트는 존재하기 때문에 완전한 차단은 불가능하지만, 디지털 기기 사용 증가로 인해 노출 강도가 높아지는 만큼 개인적인 예방 관리가 필수적이다.
전문가들은 낮에는 화면 밝기를 자연광 수준으로 조절하고, 밤에는 필터 기능을 사용하며, 장시간 사용 시 20분마다 20초간 먼 곳을 바라보는 ‘20-20-20 규칙’을 실천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눈이 보내는 위험 신호를 무심코 넘기지 않는 생활 습관이 시력 보호의 핵심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연구 결과다.
이서윤 기자 sylee@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