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채소 속 농약 충격
물로 이렇게 씻어야 제거율 높아진다
사진=생성형 이미지
최근 미국 연구진은 젊은 비흡연자 가운데 과일과 채소를 많이 섭취한 사람들의 폐암 위험이 오히려 높게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정확한 원인을 추가 분석 중이지만, 과일과 채소에 남아 있는 잔류 농약이 잠재적인 위험 요인일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물론 과일과 채소 자체가 건강에 해롭다는 의미는 아니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제대로 씻어 먹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세척 방법에 따라 잔류 농약을 최대 70~80% 이상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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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초 넣으면 끝?”…의외로 가장 효과적인 세척법
과일이나 채소를 씻을 때 식초나 베이킹소다를 넣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의외로 가장 중요한 것은 ‘흐르는 물’이라고 말한다.
광주시 보건환경연구원이 상추, 깻잎, 시금치, 쑥갓, 쌈추 등 채소 5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흐르는 물에 씻었을 때 평균 77%의 잔류 농약 제거 효과가 나타났다. 반면 식초, 베이킹소다, 초음파 세척기, 세제 등을 활용한 방법은 평균 43~56% 수준에 그쳤다.
즉, 비싼 세척 도구나 첨가물보다 흐르는 물에 여러 번 꼼꼼히 씻는 방식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채소를 흐르는 물에 최소 3번 이상 씻는 것을 권장한다. 특히 배추처럼 겉잎에 농약이 남기 쉬운 채소는 바깥 잎을 2~3장 제거한 뒤 씻는 것이 안전하다.
딸기는 꼭지를 제거하지 않은 상태에서 물에 잠시 담근 뒤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씻는 것이 좋다. 포도 역시 한 알씩 떼기보다 송이째 흐르는 물에 여러 번 헹구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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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포도, 블루베리처럼 껍질째 먹는 과일은 세척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 조사에서는 과일 껍질의 잔류 농약 검출률이 과육보다 10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결국 껍질을 제대로 씻지 않으면 농약까지 함께 먹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방법은 ‘담금물 세척’이다. 과일을 흐르는 물에 바로 씻기보다 먼저 물에 1분 정도 통째로 담가두는 방식이다. 물과 과일 표면이 충분히 접촉하면서 세척력이 높아진다.
이후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다시 헹구면 잔류 농약 제거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일부 전문가는 베이킹소다를 활용한 ‘물리적 마찰 세척’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베이킹소다 알갱이를 과일 표면에 가볍게 문질러 농약과 왁스를 제거한 뒤 흐르는 물에 충분히 헹구는 방식이다.
다만 물에 식초나 베이킹소다를 몇 스푼 넣는 정도만으로는 농약 제거 효과가 크지 않다는 설명도 나온다. 고려대 화학과 이광렬 교수는 “실생활 수준의 식초 농도로는 농약 제거 효과를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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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이 잔류 농약 세척을 강조하는 이유는 장기 노출 위험 때문이다.
연구에 따르면 농약은 종류에 따라 암,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등과 연관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특히 농업 종사자들 사이에서 폐암을 포함한 만성 질환 발생률이 높다는 연구도 존재한다.
미국 연구진 역시 과일과 채소 자체보다 식품·물·공기를 통해 장기간 노출되는 농약 성분이 건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과도한 공포보다는 올바른 세척 습관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과일과 채소는 여전히 건강한 식단의 핵심 식품이며, 충분히 씻고 필요하면 껍질을 제거하는 것만으로도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먹지 말아야 할 음식’이 아니라 ‘어떻게 씻어 먹느냐’에 가까워지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

